STX팬오션 김대유 사장의 글로벌 출사표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9.04.09 06:59

[머니위크]CEO In & Out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돌파합시다.”

모르긴 몰라도 STX팬오션 이사회는 김대유 사장(57)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하면서 이 같은 의중이 있지 않았을까?

지난 3월 25일 STX팬오션은 기존 강덕수 회장, 이종철 부회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에서 김대유 사장이 포함된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강덕수 회장이 그룹 전체를 관리하는 총수라는 점에서 STX팬오션은 이종철 부회장과 김대유 사장의 투톱 체제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된 김대유 사장은 2005년 STX팬오션 부사장으로 부임한 이래 에너지 및 자원분야 해외사업의 노하우와 경험을 해운업에 접목시켜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STX팬오션의 시장 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그는 ㈜쌍용, ㈜STX 등 종합상사에서 25년간 석유 및 에너지 관련 수출입 업무와 석탄ㆍ광산투자 등 에너지 자원개발 및 트레이딩을 전문으로 담당해온 해외사업 전략가다. 이에 따라 팬오션의 해외사업은 더욱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해외사업에서 먹을거리 찾겠다

김대유 STX팬오션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후 곧바로 남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와 칠레의 산티아고를 들르는 일정이다. 남미는 STX팬오션에 있어서 요충지다. 풍부한 자원과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경제 등은 STX의 주요 업종인 조선, 해양, 에너지와 연관성이 많다. 강덕수 STX 회장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거점으로 삼자’고 했던 곳도 남미다.

김 사장의 남미 일정은 두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 해외사업 모색과 해운업 글로벌 파트너사 구축이다. 글로벌 파트너사는 주로 선사(해운사)와 화주(벌크 업체)가 될 전망이다.

김 사장이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곳은 비단 남미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김 사장은 지난 2005년 부사장으로 STX팬오션에 부임한 이래 영국 중국 홍콩 싱가포르 미국 일본 등 세계 무역, 해운, 금융의 핵심지역에 현지법인의 설립하고 운용을 진두지휘해온 인물이다.

그는 해외 거점을 수평적, 평면적으로 확대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 지역별 특수성에 근거한 특화전략을 수립해 실행했다. 내부에서는 김 사장이 진두지휘했기에 각각의 거점이 지역 특화형 독자기업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레벨 업’

김 사장이 특화형 독자기업으로 키운 예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싱가포르 법인이 석유제품 트레이딩의 중심지인 현지 특성을 활용, 벌크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탱커 비즈니스에 주력한 결과 영업력을 다각화한 것이 좋은 예다.

중국에서는 해운과 연관된 물류사업에 과감히 진출해 글로벌 비즈니스의 역량을 확대했다. STX팬오션은 현재 중국에서 컨테이너 적하장(Yard) 사업을 포함해 청도, 천진, 연운항 등 현지 물류의 중심지에 5개의 물류법인을 설립 운용하면서 현지 물류네트워크를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일본에서 무역 및 상사 기능과 해운, 물류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지역본사형 통합 법인을 설립, 운용한 것도 대표인 사례다.

이러한 성공사례를 발판으로 브릭스의 일원인 자원 성장형지역 브라질에도 동일 형태의 통합 법인을 설립하고 운용 중이다.


김대유 사장은 글로벌시장에서의 성공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발판으로 서남아시아 와 중동, 아프리카까지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는 글로벌 시장에서 창출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진취적인 해외사업 전문가

김 사장은 불황에도 움추림을 모르는 기업가다.

김 사장은 최근 한 칼럼에서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 교수가 쓴 의 내용을 인용해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지금의 한국을 이뤄낸 도전과 실천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시련의 시기에 기회를 식별하는 눈과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내는 진취적인 정신이 바로 한국을 이끄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이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8조2673억원의 매출과, 7450억원의 영업이익, 577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창사 44년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국내 해운선사 가운데 최고 실적이다.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해운회사로는 드물게 매출 10조원을 넘어선다.

이 같은 실적의 바탕에는 현장 사령관인 김 사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김 사장의 유창한 외국어 실력과 전 세계 주요국가에서 벌인 유수의 사업, 그의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쉽게 이룰 수 없었다는 평가다.

'선장' 김대유가 이끄는 STX팬오션호가 세계 경기 악화라는 험난한 파도를 어떻게 넘어 또 어떤 성과를 이루낼지 주목된다.


◇김대유 대표이사 사장 약력

-1952년 경북 출생
-한양대 섬유공학과
-㈜쌍용 USA현지법인 이사
-STX 에너지플랜트사업본부장 (상 무)
-STX 총괄부사장
-STX팬오션 사장
-STX팬오션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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