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고맙다", 오피스텔시장 '화색'

↑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 신축부지

"엊그제 제2롯데월드 (건립 승인) 발표로 갑자기 문의가 많이 오고 오피스텔을 보러 온 사람도 많네요."

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J공인 중개업소.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전화 대부분이 인근 오피스텔에 대한 문의였다. 15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제2롯데월드 건축이 지난달 31일 최종 확정되면서 인근 오피스텔과 상가시장은 기대감으로 들떠있는 모습이다.

112층(555m) 높이의 슈퍼타워와 8개 부속건물에 최고급 호텔, 전망대, 아시아 최대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이 들어서면 잠실 일대는 서울의 최대 상권 가운데 한 곳으로 급부상할 수 있어서다.

◇"초고층 조망권 보자"…오피스텔 거래 풀려

↑ 석촌호수와 제2롯데월드 전망을 갖추게 될 송파구 신천동 오피스텔 전경

제2롯데월드 신축 부지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최근 바빠졌다. 문의가 대폭 늘어서다. 대부분은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자들이다. 방이동 K중개업소 관계자는 "이틀새 문의가 3배가량 늘었다"며 "석촌호수가 바로 내려다보이는데다 112층 초고층까지 세워지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호재가 가격에 이미 반영된 상태라 매매가를 크게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정은 부동산114 대리는 "지난 2월 -14%를 기록했던 송파 일대 오피스텔 매매가는 지난달 하락세를 멈췄고 전세가는 0.44%로 소폭 상승해 큰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 서울 송파지역 오피스텔 월별변동률 추이 ⓒ부동산114

그럼에도 현장에선 꾸준히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다. 송파구청 맞은편 잠실 대림리시온 79.33㎡(공급면적)의 경우 지난해 저층이 1억90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현재 2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석촌호수가 보이는 전망의 79.33㎡는 2억7000만원, 99.17㎡는 4억원에 각각 물건이 나왔다.

대우유토피아 79㎡도 한달 전 1억6000만원에 나왔던 매물이 들어가고 1억8000만원 짜리 물건이 나왔다. 더샵스타리버, 현대아이스페이스 등은 매물이 많지는 않지만 최근 조금씩 거래가 풀리고 있다.

신천동 L공인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숙원사업이 결정되자 집주인들이 가격을 내리지 않아 싼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 주변상가도 '반짝'…상권 파급효과는 미지수

↑ 최근 거래가 살아나고 있는 제2롯데월드 신축부지 맞은편 오피스텔

지하철 5호선 방이역 먹자골목 일대 상가도 들썩이긴 마찬가지다. 지난 2월 분양을 시작한 송파구 방이동 현대드림밸리의 경우 1층 상가 2개만 남겨두고 있다. 1층 64㎡(분양면적)형이 최근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1층 70㎡형 상가가 7억8000만원, 출입구 쪽 85㎡는 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평당 3660만원 수준이다. 이 건물은 선임대후분양 상가로 지하2~지상7층 39개 점포 중 7층을 제외한 모든 층의 임대가 완료됐다.

현대드림밸리 분양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가 발표된 후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여 분양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고도제한까지 풀려 27층까지 건물을 더 올릴 예정이어서 이 일대 상가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가 오피스텔과 상가에 호재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유입인구가 늘어나는 점은 수혜지만 소비수요가 건물 내부에서 소진되는 폐쇄적 구조로 운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제2롯데월드가 업무타운으로 수요를 외부로 뿌려주는 게 아니라 자체수요로 끝날 수도 있다"며 "강남역 주변 삼성타운이 조성될 때 1년여 앞두고 시세변동이 컸던 만큼 신천·잠실 일대 고평가된 시세가 점차 조정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