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4월 파동' 재연되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3.31 13:39

한나라당 경주 재·보선 정종복 후보 확정

여권 내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 갈등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화약고는 다음달 29일 치러지는 경북 경주 지역 재·보선이다.

한나라당이 30일 정종복 전 의원을 경주 지역 후보자로 확정하면서 구도는 짜여졌다. 정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 때 공천을 책임지며 친박계와 대립하던 대표적 친이 인사다. '대통령의 형님' 이상득 의원의 측근이기도 하다. '친박' 진영에선 내심 마땅치 않아하는 인물이다.

반대편엔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정수성 전 1군사령관이 있다. 정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안보특보를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친박 이미지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당선되면 한나라당에 입당을 신청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 전 대표나 친박계가 공식적으로 지원할 상황은 아니지만 정 전 의원보다 더 가깝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당장 친이계가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를 놔두고 무소속 후보를 지원하진 않을 것"이라며 견제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친이계로선 계파 갈등은 둘째 치고 선거에서 패배할 때 후유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텃밭'에서 패배는 이명박 대통령과 당 지도부에 직격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 관심사는 박 전 대표의 행보다. 박 전 대표는 공교롭게도 정 전 으원의 공천이 확정된 이날 대구로 향했다. 당 차원의 단합대회 성격인 국회의원·당원협의회 위원장 연석회의에도 불참했다. 예정된 지역행사 참석 때문이라지만 여러 해석을 낳았다. 박 전 대표의 작은 행동, 발언 하나가 경주 등 재·보선 지역의 여론을 흔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실세 중의 실세'로 불리던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도 맞물리면서 계파 대립 가능성이 계속 제기된다. 이 전 의원은 귀국 일성으로 당분간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했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당내 일각에선 친이계가 4월 이후 정국 재편에 대비해 이 전 의원을 불러들인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재오'의 필요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조기 귀국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재·보선, 당협위원장 문제, 2기 원내대표 선출 등을 두고 당내에 전혀 긴장이 없다고 할 순 없다"며 "다만 계파 갈등이 불거질 경우 모두에게 치명타가 된다는 점에서 섣불리 움직이긴 힘든 상황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남기면 아깝잖아" 사과·배 갈아서 벌컥벌컥…건강에 오히려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