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내려… 당국 압박에 '백기'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9.03.29 19:04

국민·신한 대출금리 낮춰… 다른 은행 후속 행보 주목

은행권이 금융당국과 여당의 압박에 따라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역마진으로 인해 대출금리 인하 여력이 없다던 종전 입장에서 후퇴한 것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29일 서민층을 주 대상으로 한 대출금리 인하안을 내놓았고, 이번 주중 다른 은행도 유사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한국은행이 싼값에 자금을 공급하는데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게 받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고,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금리인하를 위해 은행들이 노력할 부분이 있다"고 간접적으로 은행을 압박했다.

이날 대출금리 인하 계획을 가장 먼저 발표한 곳은 국민은행이다. 지난 27일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이 주주총회 직후 "지금은 시장이 실패한 상황인 만큼 정부의 금리인하 정책에 공감하고 적극 동참하겠다"고 예고한 직후다.

국민은행은 4월1일부터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판매마진을 0.3%포인트 일괄적으로 인하하는 등 최고 1%포인트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소득보다 대출이 많은 고객에게 매겼던 가산금리 0.3%포인트를 없애고, 우수 거래고객인 'KB스타클럽'에 적용하던 우대금리도 0.1%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확대했다. 또 전용면적 60㎡이하 소형주택을 보유하거나 구입하는 고객에는 근저당설정비용을 은행이 전액 부담해 0.2%포인트 인하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이날 오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일괄 인하하고, 각종 가산금리 항목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4월1일부터 고객별로 최대 0.6%포인트까지 우대해 주던 감면금리를 0.3~0.9%포인트로 0.3%포인트 확대 적용키로 했다. 적용 대상도 기존 단골고객에서 일반고객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금리 우대를 받지 못했던 일반고객들이 최소 0.3%포인트 금리 인하 혜택을 보게 됐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93~4.53%로, 최저금리가 기존보다 0.3%포인트 낮아진다.


신한은행은 특히 서민층에 불리한 가산금리 항목을 없애기로 해 소득이 없는 주택보유자(아파트 제외)가 5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을 받은 경우 대출금리는 최대 2.3%포인트 인하된다. 신한은행 개인금융부 관계자는 "앞으로 서민들을 위해 금리인하 뿐 아니라 신상품 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최근 금리하향화가 지속되면 금리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권은 시중금리 하향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91일물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는 지난 27일 2.43%로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말 조달금리가 높아 대출 한건 당 마진이 1%선도 깨졌다"며 "순이자마진(NIM)이 곤두박질치고 건전성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돼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을 어떻게 쌓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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