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귀국…여권 개편 신호탄 되나

심재현 기자, 김지민 기자 | 2009.03.29 16:38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개국공신', '이명박 정권의 2인자'로 불리던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이 전격 귀국하면서 여권 내 권력 구도가 한바탕 뒤흔들릴 조짐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8일 밤 10시30분쯤 대한항공편으로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극비리에 입국했다. 지난해 4·9 총선에서 낙선하고 미국으로 '정치적 유배'를 떠난 지 10개월 만이다. 이 전 의원의 귀국 일정과 경로는 모두 비밀에 부쳐져 공항에는 수행비서 등 몇명만 마중을 나왔다. 인천 국제공항을 피한 것도 이목을 피하겠다는 이 전 의원의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은 입국한 뒤 곧바로 경북 영양에 있는 부친 선영을 돌아보고 29일 저녁 8시쯤 서울 은평구 구산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이 전 의원은 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분간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의원의 측근은 이 전 의원이 '나의 꿈 조국의 꿈'이라는 제목의 책을 올해 안에 출간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은 1주일 먼저 귀국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달리 '조용한 귀국'을 선택하며 일단 여권 내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갈등 등 정치권을 자극하지 않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4·29 재·보선 공천과 당협위원장 문제, 새 원내대표 선출 등 향후 정치 일정을 앞두고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관측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을 노리는 게 아니라면 10월 재·보선을 2~3개월 앞둔 행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도 "오지 않는다면 모를까 일단 귀국한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기회를 기다리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사실상 정치 복귀 시기만 조율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전 의원이 당분간 자택에서 은둔 생활을 이어간다고 하더라도 조만간 이 전 의원을 중심으로 친이계 진영이 재편될 것이란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 중진 의원은 "나무가 제아무리 가만히 있으려고 해도 바람이 이를 가만히 놔두겠느냐"고 비유했다. 결국 때가 무르익으면 '군기반장'으로 통했던 특유의 리더십으로 그동안 "모래알"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친이계의 결집을 도모할 공산이 크다.

한쪽에선 이에 따라 이 전 의원이 없는 동안 사실상 여심(與心)을 잡았던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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