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현재 디폴트 가능성 제로"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09.03.30 11:21

[2009 금융강국 코리아] <제1부> 글로벌 금융 대격변기(2)

- 니에시 레조 헝가리 은행연합회장
- "EU와 같이 울고 웃는 관계"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두나(다뉴브)강 동쪽 '페스트'에 위치한 요즈세프 나도르 거리. 은행들이 몰려 있는 금융중심가다. 이곳에서 지난 24일 헝가리 은행연합회의 니에시 레조 회장(62·사진)을 만났다.

부다페스트대 경제학과 교수와 헝가리 중앙은행 이사를 지낸 그는 "헝가리의 어떤 은행도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곳이 없다는 점을 외신과 신용평가회사들이 간과하고 있다"며 "헝가리를 포함한 중·동유럽 어떤 국가도 채무불이행을 할 곳은 없다"고 말했다.

―헝가리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나라마다 특성이 다른데 모든 나라를 한 범주에 넣고 평가해서는 안된다. 중·동유럽 어떤 국가도 채무불이행을 할 국가들은 없을 거다. 어떤 면에서 보면 동유럽 경제상황이 서유럽보다는 나은 면이 있다. 헝가리는 중·동유럽과 서유럽간 중개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의 평가나 외신 보도가 잘못된 건가.
▶경제지표를 보면 우려할 만하다. 하지만 미국이나 스위스 독일 프랑스 등과 달리 헝가리 정부는 금융기관에 1원도 지원한 적이 없다. 외환보유액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단기채무 규모는 훨씬 웃돌아 채무불이행 가능성은 제로다.

―헝가리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다른 동유럽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소규모 개방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의존도가 굉장히 높은데 최대 수출국인 독일·프랑스경제가 좋지 않아 크게 하락했다. 환율변동성도 심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안정을 위해 먼저 해야 할 과제는 환율 안정이다.

―은행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나.

▶헝가리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평균 10~11% 정도 된다. 헝가리 최대은행인 OTP의 경우 11%를 넘는다. 서유럽은행들의 자회사가 대부분이다. 금융위기 발생 후 모은행에서 지원을 많이 해 자본금이 넉넉하다.
헝가리 은행연합회가 자리잡고 있는 요즈세프 나도르 거리 전경

―서유럽은행들의 시장점유율이 80%에 육박한다. 문제는 없나.
▶동유럽국가 대부분이 이런 구조를 갖고 있다. 민주화가 되면서 서유럽국가들이 쉽게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금융산업은 자본이 많이 들어가고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동유럽국가에는 이런 게 없었다.

―스위스프랑 등 외화대출이 문제가 되고 있다
▶3~4년 전만해도 스위스프랑 대출금리가 포린트화보다 훨씬 낮았다. 외화유동성이 매우 좋던 시기여서 가능한 일이다. 은행이 유도한 측면이 있지만 고객의 요구와도 맞았다. 이번 금융위기를 계기로 변화를 줘야 한다.

―실물경기 지원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펴고 있나.
▶얼마전 정부가 필요시 은행 증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됐다. 실물지원을 위한 안전망을 만든 거다. 금융기관들의 감독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주택담보대출자들을 정부가 2년 동안 보증하는 법안도 만들었다. 환율 안정을 위해 중앙은행이 구두개입을 하고 스와프시장에도 관여하는 등 은행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U에서 동유럽 지원에 대한 공동해법을 도출하는데 실패했다.
▶서유럽과 동유럽은 뗄 수 없는 관계다. 기본적인 방향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세부적인 대목에서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을 뿐이다. 떨어져 있는 EU는 존재하지 않는다. 같이 울고 웃는 관계여서 앞으로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한 국가가 쓰러지면 중·동유럽국가들은 도미노처럼 붕괴될 거다. EU는 이를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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