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도 명품으로? 당신은 '골드맘'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9.03.30 07:11
▲맥클라렌 유모차 주부모델 선발대회. 맨 왼쪽이 '맥퀸' 신정욱씨.

신정욱씨(33)는 B병원 소아과 과장이자 한 아이의 엄마다. 최근 영국 유모차 브랜드 '맥클라렌'(MACLAREN)이 연 주부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했다.

신씨는 350여 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대상 격인 '맥퀸'에 뽑혀 1년간 맥클라렌의 모델로 활동한다. 신씨는 "내 아이가 쓰는 유모차를 더 잘 알고 싶은 마음에 대회에 나갔다"며 "모델로 활동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봄을 맞아 나들이가 부쩍 늘면서 유모차 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업계의 주요 타깃은 신씨와 같은 '골드맘'이다.

골드맘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등 경제력을 지녔고 씀씀이를 줄여도 육아용품만큼은 고급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자녀에 '올인'하는 것은 아니다. 선발대회에 지원한 주부들은 각자 준비한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치장하는 등 자기표현에 적극적이었다.

육아용품 중에도 유모차가 이런 골드맘의 성향과 어울린다. 분유나 기저귀는 중요한 용품이지만 소모품이고 남에게 보일 수도 없다. 반면 유모차는 비교적 오래 쓰고 집 밖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표현이 가능하다. 유모차를 고를 때 기능이나 가격뿐 아니라 '브랜드'를 중시하는 이유다.

업계에선 수입 브랜드의 위상이 높다. 맥클라렌이 대표적이다. 일반 제품이 40~60만 원선이다. 독일의 '아이쿠'(i'coo), 스페인의 '제인'(JANE) 등 고가 유모차는 80~90만 원에 팔린다. 네덜란드 도렐 그룹의 '퀴니'(Quinny), '맥시코시'(maxi-cosi)는 유모차뿐 아니라 아동용 카시트 브랜드로도 인기다.


비싼 유모차는 '다기능'으로 골드맘을 공략한다. 가볍지만 튼튼한 알루미늄으로 뼈대(프레임)를 짜고 피부 자극이 적다는 이유로 유기농 면을 쓴다. 좌석 높이를 조절할 수 있고 핸드 브레이크가 있다. 바퀴에 흔히 '쇼바'로 불리는 스프링 충격흡수장치를 달아 아기들의 '승차감'을 높인다.

수입브랜드가 품질과 기능성을 내세워 인기를 끌자 '아가방' '디어베이비' '해피랜드' 등 국내 브랜드도 속속 경쟁에 합류했다. 품질을 높였고 가격도 올렸다. 국산 유모차는 10만~30만 원대가 주종이었으나 최근 50만 원선까지 출시된다.

골드맘의 소비에 힘입어 국내 유모차 시장은 올해 불황에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과 수입품의 점유율은 55대45 정도다. 수입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어 올해 이 비율이 역전될 거란 전망도 있다.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수입 유모차의 인기가 결과적으로 국내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며 "가격보다 기능을 중시하는 골드맘 소비자들에 맞춘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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