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빠진 미술품, 감상+재테크 '1석2조'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9.03.28 11:18

[금주의이슈]불황에도 미술시장이 기지개를 펴고있다

↑ 지난 25일 청담동에서 열린 경매에서 2억9000만원에 낙찰된 장욱진의 유화 '해·달·산·아이'.(출처: K옥션)

'투자할 곳도 마땅치 않은데 미술작품 하나 구입할까?'

글로벌 경제 위기로 한동안 침체됐던 미술시장에 최근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격이 많이 떨어진 좋은 작품들이 경매로 나오면서 투자목적으로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6일 예술품 경매업체 K옥션에 확인 결과 지난 25일 청담동에서 열린 경매에서 장욱진의 유화 '해·달·산·아이'가 2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추정 가격과 일치하는 것으로 많은 작품들이 유찰되거나 추정가격 이하로 낙찰되던 지난해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이날 경매에선 총178점의 작품이 출품돼 126점이 낙찰됐다. 71%의 낙찰률을 보였고 29억원의 낙찰금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52.5%의 낙찰률에 비해 18% 상승한 것이다. 낙찰금액도 18억원 증가했다. 경매장 분위기도 지난해와 확연히 달랐다. 150여개의 좌석이 가득 차는 등 인산인해를 이뤘다.

또 지난 18~23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제27회 화랑미술제'에 2만4813명이 다녀가는 등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이 기간 미술작품 450여점이 판매됐고 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최 측은 경기침체를 감안하면 양호하다는 반응이다.

이외에도 박수근의 유화 '빨래터'로 위작논란에 휩싸였던 서울옥션도 지난 2월 경매에서 낙찰률 83.6%, 총 낙찰액 11억8000여만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미술시장이 붐비고 있는 것은 저금리 기조와 불안한 금융시장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투자 상품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불황으로 가격이 하락한 작품들을 구입해서 몇 년 후 가격이 오를 때 팔면 은행 예금 등 웬만한 금융상품 보다 수익률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1년 만기기준)가 3~3.5%임을 감안, 1억원을 1년간 맡겨도 세금 떼고 나면 수익은 별로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장과 감상이라는 미술품의 또다른 가치도 부각된다. '모셔놓고' 즐기다가 수년후 가치가 오르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다는 기대도 품을 수 있다.

경매업계나 화랑들도 요즘 같은 경제 상황을 감안해 중·저가 작품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중·저가 위주의 경매를 진행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불황이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미술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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