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증시의 용병술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3.27 07:55

단기 과열 우려..지수보다는 종목에 관심

1200선 안착에 관심이 모아졌던 코스피지수가 이미 1240선을 넘어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뉴욕 증시도 호재 만발에 힘입어 랠리를 지속했다. 미국 최대의 소매가전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가 예상 외의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전일 내구재 주문 증가에 이어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다우지수는 2.33% 상승하면서 어느새 8000선 턱밑까지 올라왔고 S&P500지수는 2.33%, 나스닥지수는 3.80% 급등했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25일 장기 골든크로스가 나타났다. 2008년 7월말 중장기 데드크로스 이후 약 8개월만이다. 장기 골든크로스란 60일 이동평균선이 1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것으로 기술적 분석에서는 반등 흐름이 추세화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현상 중 하나다.

우리투자증권에 분석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중장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경우를 살펴보면, 모두 29번이었으며 39~500일 가까운 기간 동안 골든크로스를 유지했다.

29번의 중장기 골든크로스 중 최근처럼 120일 이동평균선이 하락할 때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경우는 총 14번이었다. 이 중 4번은 120일선이 완만한 상승추세로 전환했고 10번의 경우는 한동안 하락세를 보였다. 이 두 경우의 지수흐름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고 우리투자증권은 밝혔다. 120일선이 상승전환한 경우 코스피지수는는 30거래일 동안 8.5% 상승한 반면 하락세를 지속한 경우에는 4%대의 하락세를 보였다다는 것.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120일 이동평균선은 하락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만약 코스피지수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10여일 이후 상승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예상대로 최근의 코스피지수가 상승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120일선의 상승전환이 가시화될 경우 중장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3월25일(KOSPI 1,229p)을 기준으로 8.5%(1,334p)의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기술적 분석 뿐만 아니라 상당수 전문가들인 1350~1400선까지 추가 상승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다만 추가상승의 전제하에 전문가들은 초과 수익을 얻기 위한 종목 선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수가 상승할수록 조정 받을 가능성은 커진다는 점에서 지수보다는 종목을 잘 골라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하락반전 시그널이 확인되기 이전까지는 주식 보유의 관점에서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며 "다만 기술적으로는 지수 측면에서 단기 과열권에 진입하고 있고 종목별 확산과정도 계속되고 있어 지수보다는 종목별 대응이 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기술적 과열권에서 추격매수에 나서기보다는 곧 찾아올 시장의 숨고르기 국면을 기다리는 편이 낫다는 생각은 여전하다"며 "지수부담이 적은 옐로우칩 중심으로 순환매에 대비하면서 그동안 고환율 피해가 컸던 종목들과 경기부양책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타이밍을 조율하는 대응을 권한다"고 밝혔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거의 매일 주도 종목이 바뀌고 있어 단기적으로 대응하기가 만만치는 않다"면서도 "순환매 관점에서 접근하면 대응이 어렵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수 상승 초기에 각광을 받는 은행, 건설, 증권 업종에 관심을 두는 것은 계속해서 유효할 것"이라며 "이와함께 재무리스크로 인해 낙폭이 여전히 큰 종목에 대한 관심도 가져볼 만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리 야구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뛰어난 용병술로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부진했던 추신수 선수에 대한 꾸준한 기용은 준결승과 결승전의 홈런으로 이어졌고 적절한 타이밍의 선수교체는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용병술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만큼 선수의 컨디션을 꾸준히 체크해야 하고 교체 타이밍을 잘 포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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