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의 남자' 이광재, 연이은 수사 고초…'사퇴선언'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09.03.26 18:21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든 일등공신 중 한명인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동안 수차례 검찰 수사를 받고 선거법 위반 재판까지 받으면서도 계속 정치 무대를 지켜왔지만 끝내 스스로 "정치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박연차 로비'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 의원은 26일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재판 결과든 실체적 진실이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상관 없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새 인생을 위해 정치를 떠날 것이고 인생을 걸고 정치를 버리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나 측근들과도 전혀 상의가 없이 나온 '폭탄선언'이었다. 일각에서는 검찰과의 악연이나 로비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부담 때문에 이 의원이 최후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 스스로도 말했듯 "결백을 밝히기 위해"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과거 명확한 혐의 없이 여러 차례 수사를 받았던 것처럼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더욱 큰 고충을 느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결백을 알리기 위해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지난 23일 이미 "사실 여부를 떠나 상처투성이로 공직을 수행한다는 것이 인간적으로 힘들고 회의도 든다. 차라리 의원직을 사퇴할 생각을 수도 없이 해봤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이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안희정 현 민주당 최고위원과 더불어 '좌희정·우광재'로 불리며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혔다. '친노 직계'라는 별칭은 아직도 따라 다닌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라는 요직을 거치는 등 실세로 불렸지만 그만큼 고초를 겪어야 했다.

지난 2004년에는 특검 수사를 받고서 결국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또 2005년에는 선거법 위반 재판까지 받았지만 의원직은 지켜냈다. 18대 국회 들어서도 주요 권력형 비리의혹 수사에 이름을 올렸지만 뚜렷한 혐의점은 없었다.

특검 수사를 받던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 나서며 '탄핵정국' 속에서 국회의원에 당선, 새로운 정치 인생을 시작했던 이 의원은 재선에도 성공하며 당내 정책통 의원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또다시 찾아온 위기에 결국 스스로 정계은퇴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의원의 선언이 실제로 이어질지는 상황을 더 두고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단 당 지도부가 적극 나서 이 의원의 사퇴를 만류키로 했다. 또 결백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일 수도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계속 정치에 몸을 담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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