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에게 5000만원은 5000원(?)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 2009.03.26 17:00
"5000만원은 5000원, 1만달러는 1만원"

정관계를 강타하고 있는 '박연차 리스트'의 당사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도 로비 자금으로 건넨 돈을 이같이 표현했다. 1억원은 '5000원짜리 2장"이었다.

26일 박연차 회장의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 브리핑 시간.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박 회장 조사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을 소개했다. 박 회장 신문을 맡고 있는 검사가 자신의 귀를 의심해야 했던 것.

박 회장이 "XX한테는 5000원, YY한테는 1만원"을 줬다는 식으로 말했기 때문이다. 말하는 대로 조서에 타이핑을 하다 보니 컴퓨터 모니터에는 실제 5000원과 1만원이 로비 자금으로 건네진 것으로 기재됐다.

다시 확인을 하니 5000만원과 1만 달러라는 것이다. 홍 기획관은 1억원의 경우 "5000원짜리 2장으로도 표현했다"며 "처음에는 진짜 5000원과 1만원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대수롭지 않은 '얘깃거리'로 치부할 수 있지만 박 회장 진술이 이번 수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달러 얘기가 나오는 것은 박 회장 자금이 해외에서 전달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서갑원 의원이 미국 뉴욕 맨해튼 한인가의 한식당인 강서회관에서 박 회장 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홍 기획관은 또 이번 수사를 통해 부산과 김해지역의 (정치인 등이) 어렵게 되자 박 회장이 상당히 힘들어 한다고도 전했다.

자신의 입을 통해 호형호제 하던 정치인과 고위 관료들이 줄줄이 소환되는 모습을 보며 자괴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소환을 통보한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출석에 불응하는 '불출석 사유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사유서에서 "원내 협상 등 의원 일정으로 3월30일까지 검찰 출석이 어렵다" 입장을 밝혔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서 의원에게 재차 소환을 통보하는 한편 이마저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제 구인절차에 들어가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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