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수분' 박연차 회장, 대출로 돈 살포했나?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김명룡 기자 | 2009.03.26 14:39

휴켐스·태광실업 주식담보대출 계약… 해외법인 달러통해 환차익도

화수분으로까지 불려졌던 박연차 회장의 전방위 자금 살포에는 은행 대출과 환차익도 한몫 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연차 회장은 지난해 2월 한 은행에서 150억원을 4.35%의 금리로 빌리겠다는 대출 담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로 제공된 것은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상장사 휴켐스 주식이었다. 사실상 3~4%대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4%대 초반의 금리는 사실상 거저나 다름없는 부담없는 수준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수천억원대 이상의 자산가인 박 회장이지만 일시적으로 돈줄이 말랐을 때에 대비하기 위한 대출 계약으로 금융계에서는 보고 있다.

박 회장은 대출 계약을 체결한 다음 달에 당시 퇴임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15억원을 차용증을 받고 대여금 명목으로 제공했다.

또 같은해 4월에는 총선에 출마하는 송은복 전 김해시장에게 선거자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네기도 했다. 또 5개월여 뒤인 9월에는 추부길 전 홍보기획비서관에 세무조사 무마 청탁조로 2억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자신의 돈을 썼더라도 실제로 대출을 받았다면 대출금의 일부가 정치자금 명목으로 그릇되게 쓰여졌을 개연성이 크다.


지난 2006년7월 박 회장의 회사인 태광실업이 200억원을 4.12%의 금리에 빌리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던 당시의 상황도 비슷하다.

2006년 5월 박 회장을 비롯한 태광실업 임직원 중 일부는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에게 1억원 안팎의 후원금을 낸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다.

이밖에 박 회장의 해외 자금줄 역할을 한 중국과 베트남의 현지 법인과 홍콩에서 개설한 계좌를 통해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으로 혜택을 봤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박 회장이 정관계의 유력 인사들에게 달러 자금을 건넬 때에는 해외 계좌에서 해외 계좌로, 또는 해외 계좌에서 인출한 달러를 그대로 전달하는 방식을 썼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에서 수년간 해외로 넘어가며 축적된 달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진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크게 불어났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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