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1인당 생산성 살펴보니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09.03.26 08:32

외국계, 대형은행 이름값 못해

은행 경영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수익이 늘면서 직원들에게 '선물보따리'를 풀어 보일 수 있었지만 상황이 급변해 준 선물도 걷어야 하는 형편이다. 직원 1인당 생산성지표를 보면 더욱 미안해 진다. 지난해 4분기 일부 은행이 적자를 냈지만 직원의 생산성은 오히려 높아졌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한국씨티·SC제일은행 7개 은행의 직원 1인당 총자산은 172억7700만원으로 전년 149억5200만원보다 15.5% 증가했다. 직원 한 사람이 취급한 예수금과 대출금은 97억5900만원과 97억21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4%, 14.5% 늘어났다. 직원들이 영업을 잘했다고 볼 수 있는 지표다.


은행별로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천차만별이다. 생산성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은행. 1인당 총자산이 219억원, 예수금과 대출금은 117억원과 119억원에 달한다. 하나은행도 직원 1명이 총자산 190억원, 예수금 114억원, 대출금 107억원을 취급하며 선두를 추격했고, 외환은행도 직원 1인당 총자산 188억원, 예수금 10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외형이 국내 최대인 국민은행의 1인당 생산성(예수금 90억원·대출금 94억원)은 평균을 밑돌았다.

국민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최근 수년간 중위권을 맴돌고 있다. 직원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데서 비롯된 결과다. 시중은행 중 직원수가 2번째로 많은 우리은행도 비슷하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1인당 예수금(99억원)과 대출금(100억원)은 평균을 간신히 넘겼다.

그렇다면 '직원수가 많으면 1인당 생산성도 떨어진다'는 가정이 가능할까. 외국계 은행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낮은 은행은 한국씨티은행으로, 직원 1명이 취급한 예수금과 대출금은 각각 60억원과 63억원에 불과했다. 선두인 신한은행의 절반 수준이다. SC제일은행 역시 직원 1인당 예수금 69억원, 대출금 69억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이들 두 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직원수가 가장 적다.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국내 메이저은행들과 영업규모에서 차이가 커 생산성이 낮게 나타난다"며 "이 격차를 좁히려 해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은행 영업을 하려면 일정 수의 직원을 확보해야 하는 반면 자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생산성이 낮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이런 생산성 지표가 여러 변수로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카드영업부문을 포함하느냐에 따라 직원수는 수천명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한편 지난해말 현재 은행 임직원이 가장 많은 곳은 국민은행으로 1만7928명에 달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1만4558명, 1만998명으로 1만명을 웃돌았다. 다음은 하나은행 8550명, 외환은행 5880명, SC제일은행 4419명, 한국씨티은행 3744명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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