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위기, 반환점 돌았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9.03.26 07:10

오바마 "노력 성과 보여"… 골드만삭스 등도 긍정적 분석

미국의 금융위기가 반환점을 맞았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아직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멀었으나 글로벌 동반 침체의 시작점이던 미국 금융권의 불안이 가라앉고 정책적 효과들도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며 바닥 탈출에 대한 징후가 커지고 있다.
특히 신용 위기의 진앙인 미 주택시장에서 나오는 호전된 지표들은 더이상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터닝의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경제 위기와 관련, "진전된 신호(sign)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쉴라 베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도 이날 "신용시장이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의미있는 증시 반등을 지켜본 골드만삭스와 와코비아증권은 "금융위기가 반환점을 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위기 극복 노력, 성과 나오기 시작=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프라임타임대 TV 연설에서 "침체가 회복되려면 시간과 인내가 더 필요하겠지만 경제 회생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결과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1월 취임 전후 개시된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경기 부양책, 기간자산담보부증권 대출(TALP) 프로그램 등 잇단 구제 정책의 효력이 본격 발휘되기 시작했다는 자평이다. 미 재무부는 25일부터 부실자산 처리계획의 일환인 3000억달러 국채 매입에 들어간다.

그는 또 의회에 상정된 예산안과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택 소유자들을 돕는 한편 대출을 재개하고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며 "이같은 노력이 진전되는 신호를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 위기에 전방위로 대처하는 정부의 정책이 안전하고 지속적인 번영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달러화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한편 베어 FDIC 의장은 "TARP 등 정부의 노력으로 신용시장에 유동성이 돌아오고 있다"면서 "낙관론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구제금융, 부실자산 처리 등 정부의 노력에 힘입어 은행들이 다시 흑자를 기록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간체이스 등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올해 1~2월 흑자를 냈다고 발표, 최근 금융주 랠리를 이끌고 있다.

또 단기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TED 스프레드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3개월만기 리보금리와 동일만기 미 국채수익률의 차이를 나타내는 TED 스프레드는 지난해 11월 사상최고 수준인 425bp까지 상승했으나 현재 100bp 이하로 하락했다.

◇ '진원지' 주택시장도 바닥? =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 경색을 일으킨 미국의 주택시장 경기 역시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음들이 포착된다.
아직 실물 경기의 하락세가 이어지며 고용 악화도 진행중이어서 속단은 금물이지만 더이상의 주택시장 침체는 없을 것이라는 희망이 두려움을 압도한다.

지난주 발표된 1월 주택착공 건수는 예상을 깨고 22%나 급증했고 전날에는 2월 주택 판매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예상을 깨는 실적이었다. 이어 주택 가격마저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주택가격은 전달보다 1.7% 상승, 0.9% 하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또 뒤엎었다. 주택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1년만에 처음이다. 지역도 고르게 분포, 9개 지역중 8개 꼴로 주택 가격이 오르거나 보합세를 보였다.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모기지 금리가 낮아지고, 주택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TD증권의 차메인 부스카스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전환됐다고 보긴 이르지만 좋은 소식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앞으로 몇개월 더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주택재고 물량이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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