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는 금융위기의 배트맨?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 2009.03.24 17:05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배트맨 포레버(3)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그럼 지금과 당시의 상황을 비교해보자.

지금 FRB가 하는 행동을 당시 모건이 그대로 했었다.

일단 금융경색을 풀어내는 것이 급선무였고 자금 지원은 주로 투신사와 은행들에 대한 지원에 온 역량을 집중했다. 당연하다 은행이 제 기능을 해야만 승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살리는 것이 급선무였을 것이다.

지금도 안하무인에 후안무치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은행들을 울며 겨자먹기로 구해내려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일 것이다.

지난주에 벤 버냉키는 시장이 대형금융회사에 대한 지원에 대해 화가 나있겠지만...또한 그들 대형은행에 대한 여러 가지의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마불사의 원칙에 대해서는 다른 대안이 없다고 했지 않았는가?

이 말은 AIG가 밉고 가증스럽지만 금융위기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살려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은행에 대한 직접적이고 과감한 지원과 동시에 모건은 또한 정부를 압박해서 구제 금융을 만들고 집행하도록 했다.

이 때 모건이 주로 활용한 방법은 주로 채권을 발행하게 해서 그 채권을 인수하는 방법이었다.

이는 러일 전쟁에서 일본에게 지원했던 방법과 동일하고 또한 최근 금융기관에 대한 지원과도 거의 흡사하다.(우선주는 채권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래서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생겨났나보다.

아무튼 이쯤 되면 모건은 미국인들에게는 영웅이나 다름이 없었고 이후에 모건이 무슨 말을 해도 국민들은 모두 신뢰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주식 시장에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본 개념이 없었던 시기에 모건은 정기적으로 주가의 적정가를 발표했는데 모건의 발표에 의해 시장이 움직였다.

정말이지 금융시장의 진정한 황제로 등극하였던 것이다.

당시에 금융시장에서는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했고 모건은 그 세상을 재창조 했다” 는 말이 유행처럼 돌 정도였다면 모건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영웅은 난세에 만들어진다고 했던가? 결국 금융황제의 막강한 지위와 권력은 시장의 공포와 비관 속에서 태어나게 된 것이다.

-FRB와 미래의 금융시장

일단 금융위기를 일단락 시켰던 모건은 막강한 신뢰를 기본으로 하여 다음 수순으로 들어간다. 바로 그토록 미국인들이 갈망했었던 금융개혁에 모건이 중심적으로 참여하는 일이었다.

1907년의 금융위기가 다시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국가 화폐 위원회”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나서 3년 후 모건의 별장이 있었던 조지아 주의 지킬 섬에서 비밀 회의가 열리게 되어 그곳에서 오늘날의 “연방준비법”이라고 하는 미국의 중앙은행 법안이 만들어졌다.

재미있는 것은 법안을 만드는데 입법부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유태인들이 몇 명 모여서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법안은 곧장 상원으로 전달되었고 상원에서 곧장 표결되었다.

당시 FRB의 초대 위원장은 당연히 로스차일드 가문의 폴 워버그였던 것도 전혀 놀랄 일은 아니었다.

다시 정리해보자.

배트맨 영화에서 조커는 시민을 막무가내로 죽인다.


악당들이 시민들을 막무가내로 두드려 패고 있을 때에 거의 다 죽어가는 현장에서 홀연히 나타나는 배트맨이 있다.

영화의 극적인 요인을 한층 더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더 많이 죽어줘야 한다. 만약 시민이 고작 한 두명 죽었는데 그 위기를 배트맨이 구했다고 해서 시민들은 그를 열광적으로 환호하지 않는다.

거의 다 죽어가고 있을 때에 무자비한 악당으로부터 구해주는 영웅은 당연히 영웅의 대접을 받는다.

영웅적 은행의 등장 시점은 이처럼 거의 모든 이들이 피범벅이 되었을 때라야만 한다. 처음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무한대의 돈을 뿌려대는 헬리콥터가 나타났었다면 아마도 연준은 막강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부여받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과 1907년의 공황 사이에 다른 점이 있다면 1907년에는 JP모건이 배트맨의 역할을 했었고 지금은 배우가 바뀌어 FRB가 배트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을 뿐... 영화의 줄거리는 비슷하다.

하지만,

베트맨이 나타나면 악당은 빠르게 진압되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이다.

관객이 충분히 공감하고 감동을 먹기 위해서는 좀 더 드라마틱한 전개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부를 압박하고 금융개혁을 위해서 막강한 힘을 가진 단일 기관이 탄생했었던 것처럼 아마도 향후 FRB의 권한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강력한 데자뷰를 느낀다.

단지 배경이 뉴욕이었던 것이 지금은 중동과 유럽 그리고 남미를 아우르는 전세계가 된 것 말고는 사건의 전개과정이 너무도 흡사하다.

이미 유로 지역에서는 IMF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IMF도 FRB의 자회사나 마찬가지라면 유로지역에서도 이미 굴복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제 FRB의 자산규모는 3조 달러가 추가된다.

비록 찍어낸 돈이지만 그 돈으로 회사채가 되었던 TB가 되었던 닥치는 대로 사들이게 되고 이에 대한 이자는 고스란히 FRB가 취하게 된다.

돈과 권력 모두 FRB로 다시 헤쳐 모이게 되는 것이다.

내 생애 최악이었던 이 징그러운 금융위기를 마칠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이 이제 하나 남았다.

BBB- 회사채와 TB와의 수익률 격차가 지금의 절반가까이 떨어져야만 진정한 유동성 랠리가 시작될 수 있다.

버냉키는 지난 주말 현지시각으로 20일 저녁 은행가들의 모임에서 향후 FRB의 과제는 신용물과의 스프레드를 좁히는 일이라고 분명하게 말을 했다. 아마도 회사채 직매입의 의사를 밝힐 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바닥은 좀 더 가까이 있을 수 있다.
(이 글은 임종태의 "경제묵시록"을 참조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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