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환율 안정이 모두에게 '행복한 뉴스'는 아니다. 고환율을 활용해 미국, 일본 등 해외 교포에게 미분양아파트를 팔려던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오히려 당혹스럽다. 환차익을 내세워 해외마케팅을 시작했는데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으니 그럴만도하다.
건설업계에선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두산건설 등 상당수 업체가 미국·일본 등 해외교포를 대상으로 미분양아파트 판매를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미국 교포를 대상으로 미분양 설명회를 준비중인 한 건설사 분양소장은 "요즘은 아침 저녁으로 환율 조회하는 게 일"이라며 "환율이 뛰어 해외판매를 준비했는데 실적을 올리기도 전에 환율에 발목이 잡힌 기분"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입지나 상품이 마음에 드는데도 환율 변동 때문에 최종 결정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그의 귀띔이다. 환율 10원, 20원에 민감한 교포들에게 한채에 수억원씩 하는 고가상품을 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또 "사실 지금(1300원대후반) 계약해도 당초보다 30%는 싸게 사는건데 그동안 환율이 너무 치솟다보니 손해본다고 생각하는 고객들도 많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달러 고객을 유치하기가 더 어렵다"고 털어놨다.
반면 최근 환율이 하락세지만 해외마케팅에 승산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400∼1500원을 넘었을 때 국내에 여유자금을 송금한 교포들이 꽤 많다"며 "환율 추이를 지켜보다 다시 오르는 시점에 계약하겠다는 매수 대기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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