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에 따르면 T사와 같이 잘못된 송금으로 인해 송금인과 은행 간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잠깐의 실수로 돈을 잘못 보낸 송금인은 '실수로 보낸 만큼 은행이 돈을 되돌려 줘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은행 측은 '계좌에 입금된 돈은 예금주의 재산'이라고 맞선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T사는 잘못 송금한 A사에 사실을 통보하고 돈을 되돌려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 문제는 A사가 이미 1년 넘게 부도상태였다는 점이다. 더구나 A사의 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은 A사 계좌에 돈이 입금되자 기존 채무와 이를 '상계' 처리했다. 곤란한 사정에 처한 T사는 은행을 찾아가 사정했지만 은행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최근 은행 및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는 '실수로 잘못 보낸 돈을 왜 돌려주지 않느냐'며 은행권을 질타하는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은행권은 난감한 표정이다. 은행 결제시스템 규정상 일단 돈을 송금 받은 고객의 '동의' 없이 이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 보낼 수 없다.
만약 A사가 T사의 실수임을 인정하고 서면동의서를 써 줄 경우 은행은 이를 다시 되돌려 줘야 한다. 하지만 A사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돈이라고 주장하거나, 부도 등의 사유로 행방이 묘연할 경우 은행은 이를 임의로 반환할 수 없게 돼 있다. 이 경우 T사는 A사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이 모든 입금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자체판단에 따라 송금인에게 반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렇게 될 경우 은행의 송금업무의 즉시성이 떨어지고 또 다른 법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런 송금 분쟁은 법인 뿐 아니라 개인 간에도 발생할 수 있다"며 "송금 전 반드시 송금인 및 금액을 확인해야 불의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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