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새 기축통화 도입주장 '달러 흔들기'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9.03.24 08:39

IMF가 세계중앙은행 되나…러 "새 화폐 도입"…中 "SDR 사용 늘리자"

중국과 러시아가 손 잡고 미국 달러화의 '세계 기축통화' 지위 흔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내달 2일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담에서 '새 기축통화'를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구상은 국제통화기금(IMF)이 1960년대에 만든 SDR(특별인출권)의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달러를 대체할 세계 기축통화로 삼자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SDR은 달러, 유로 등 주요 통화의 '바스켓' 형태로 여러 종류 화폐로 구성된 외환보유고를 통합적으로 표시하고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IMF는 가맹국들의 외환보유고 회계처리에 SDR을 사용하고 있다.

저우샤오촨 총재의 제안은 IMF의 SDR 기준 외환보유고 풀을 늘리고 회원국들간 외환거래시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달러 등 특정 통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이다.

러시아는 더 나아가 IMF가 새로운 국제화폐를 찍어내 세계 중앙은행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중국, 러시아 등의 이같은 주장은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휘청이며 `안전자산` 달러의 변동성이 커진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달러 외환보유고 1, 3위 국가인 이들로서는 당연한 걱정이다.

특히 미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헬리콥터 벤(버냉키 연준의장 별칭)` 을 동원해 달러를 마구 찍어내기 시작하며 미 국채 최대 투자자인 중국의 우려는 커지는 상황이다.

러시아도 국가 재정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유, 가스 결제 기준을 달러화로 채택하고 있어 '달러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입장은 다른 신흥국들도 마찬가지다. 세계 경제와 무역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금융위기 등으로 달러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지면서 환율이 급등락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외환보유고를 달러화로 운용하는 시스템도 문제점 중 하나"라며 "세계의 현금이 미국으로 쏟아부어지고 있는데 이를 대체할 글로벌 외환보유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새 기축통화 제안이 지지를 얻는다 해도 당장 도입에는 기술적, 정치적 장애가 뒤따를 전망이다. 또한 단기적으로 달러의 위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될 새 기축통화가 새로 자리를 잡으려면 환율평가 기준이 안정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IMF의 자금을 더 확충해야 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IMF의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는 중국의 제안이 금융시스템 안정화 증진을 위한 IMF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저우샤오촨 총재의 새 기축통화 도입 제안과 관련해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언급을 피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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