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금리 안내려간다 했더니…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9.03.24 07:59

CD금리 2.5%+ 가산금리 3%= 5.5%

-소비자 사상 최저 CD금리 불구 혜택은 그다지
-금융기관 조달금리 높아 가산금리로 마진챙겨

"고객님의 주택대출 금리는 기준 2.49%에 가산 3%를 포함해 5.5%가량이 됩니다. 가산금리가 좀 높긴 한데 은행도 사실 역마진을 보는 상태입니다."(A은행)

"자동차 할부대출 금리는 연 9.0%입니다. 다만 할부대출시 5.0%의 취급수수료가 추가돼 첫해 금리는 14.0% 정도 될 겁니다."(B캐피탈)

직장인 김 모씨는 얼마 전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씁쓸한 표정으로 돌아와야 했다. 주택대출 금리가 크게 낮아졌다는 말을 듣고 이자부담이 큰 신용대출에서 갈아타려 했으나 실제 금리가 만만치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는 크게 낮아졌으나 은행들이 가산 금리를 대폭 높이는 편법을 쓰고 있는 탓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1%포인트에 불과하던 신규 주택담보대출 가산 금리를 이달 들어 3%포인트까지 상향조정했다.

변동금리형 주택대출시 기준이 되는 91월물 양도성예금(CD) 금리는 이날 2.43%로 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예전 같으면 주택대출 금리는 3.5% 안팎에서 정해졌다. 그러나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린 탓에 실질 금리는 여전히 5%대 중후반이다.

김 씨는 "신용대출 이자부담이 커 주택대출로 전환하려 했는데, 가산금리 때문에 하나마나였다"며 "금융 소비자들은 CD금리가 하락했어도 실질적인 혜택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 뿐 아니다. 캐피탈 등 제2금융권에서도 기본 대출금리 만큼의 취급수수료를 붙이고 있다. 자동차를 사거나, 신용대출을 받을 때 금리만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다.


직장인 박 모씨는 "얼마 전 자동차 대리점에서 소개한 할부대출로 차량을 구입하려 했으나, 취급수수료까지 포함하니 금리가 14.0%를 넘었다"며 "차라리 신용대출이 싸다 싶어 은행에서 연리 8%에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CD금리와 금융기관들의 실제 조달 금리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은행 예금금리는 3%대 중후반. 그러나 지난해 조달했던 예금은 5% 이상이 대부분이다. 2%대 중반인 CD금리와 격차가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난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발행했던 후순위채와 특판예금, 운영비 등을 감안하면 역마진이 4%포인트 이상일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 느낌이 있으나 밑지는 장사를 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주택대출의 경우 신규만 가산금리가 올랐고, 기존대출은 CD금리 하락효과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추세가 이어질 경우 만기 연장시 가산금리 변경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캐피탈사 역시 자금조달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취급수수료를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량 캐피탈사들은 사정이 낫지만, 중소업체들은 회사채 발행금리가 7~9%에 달한다.

가산금리는 그러나 사회문제로 비화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상당하다. CD금리가 예전처럼 5%대로 상승한다면 현재 3%의 가산금리로 약정한 주택대출자들은 8% 이상의 이자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주택대출 금리가 신용대출보다 높아지는 '어이없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정찬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금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CD대신 은행채, 예금 등의 평균금리를 반영하는 게 바람직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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