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도시' 울산에 왜 수입차가 잘 안보일까?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09.03.26 13:37

'현대市' 특성 수입차 타기 꺼려..등록비 저렴한 경남에 원정등록 하기도

"울산은 수입차 회사 입장에서는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곳입니다." (한 수입차 마케팅 관계자)

울산은 2007년 지역내총생산(GRDP)기준 1인당 소득이 4300여만원으로 전국 평균의 2.3배에 달하고 근로자 평균 급여도 3151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말 그대로 '부자도시'로 불린다. 하지만 유독 수입차만큼은 예외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 6만1648대 가운데 울산의 신규 수입차 등록대수는 341대로 점유율은 0.6%에 불과하다.

서울 1만5079대(24.5%)나 경기 1만2451대(20.2%)보다 작은 것은 그렇다치고, 인구 규모가 비슷한 광주 907대(1.5%)나 대전 826대(1.3%)에 비교해도 눈에 띄게 적은 수준이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울산지역의 수입차 등록대수가 저조한 이유에 대해 울산의 특수성을 꼽는다.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현대시'에서 분위기상 수입차를 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울산지역이 평균 소득은 높지만 직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대부분을 차지해 수입차를 소비할 만한 여력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1인당 민간소비지출(2007년)액은 전국 평균이 1008만6600원이고 가장 높은 서울이 1184만7900원 인데 비해 울산은 981만9500원에 불과해 전국 평균보다도 낮았다.

현재 울산에서 정식 수입차 전시장을 열고 활동 중인 브랜드는 BMW와 푸조, 크라이슬러 정도다. 벤츠는 전시장은 없고 별도의 서비스센터만 운영하고 있다.


BMW의 경우 울산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것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그사이 딜러사는 무려 3번이나 바뀌었다. 딜러사가 바뀐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판매부진으로 인한 경영난이다.

울산지역 BMW 딜러인 동성모터스 관계자는 "도시 자체가 워낙 '현대'와 관련이 깊다 보니 현대차와 관계가 없는 일을 하는 고소득자들까지 수입차 타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30대 전문직을 중심으로 문의전화는 꾸준히 오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수입차 등록대수가 적은 또 다른 원인으로 채권매입액도 꼽힌다.

새 차를 살 때 드는 채권 의무 매입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경남지역이 가까워 실제로는 울산에서 운행하는 수입차들이 창원이나 마산에서 원정 등록을 한다는 것이다.

경남지역의 차량 신규 등록 때의 채권(지역개발공채) 의무 매입비율은 1600cc~1999cc는 4%이고 2000cc 이상이 7%로 울산의 매입비율인 8%와 12%에 비해 5% 포인트 가까이 저렴한 편이다. 울산에서 창원이나 마산까지 걸리는 시간도 1시간30분 내외에 불과해 원정등록이 용이하다.

울산지역의 한 수입차 딜러는 "대부분의 딜러들이 고객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까운 창원이나 마산에 가서 차량 등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 울산에는 신규 등록대수 보다 많은 수입차가 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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