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추경 불안 금리 '들썩'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9.03.23 16:08
채권시장이 국고채 20년물 입찰 부진과 추가경정예산을 위한 국채발행 방식의 불확실성 우려로 약세 마감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수퍼' 추경을 추진하면서 그 규모와 재원 조달 방식을 둔 시장의 예측이 춤을 추면서 금리가 들썩이는 상황이 이날도 지속됐다.

23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가격하락) 3.55%,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0.10%포인트 상승한 4.28%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10년물과 20년물 금리는 각각 0.17%포인트, 0.21%포인트 올라 4.94%와 5.09%에 마감했다.

채권시장은 최근 금리하락에 대한 부담감으로 소폭 약세로 장을 열었다. 더구나 이날 만기 20년짜리 국고채 입찰이 기다리고 있어 수급 부담이 매수세를 눌렀다.

결국 국고채 20년물 4000억원 입찰은 금리 5.10%에 3980억원이 낙찰됐다. 전일 종가 4.88%보다 0.22%포인트 뛴 금리다. 입찰도 예정금액을 밑돌았다. 투자자들이 국고채 매수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한 운용사 채권 펀드매니저는 "지난주 금리 강세를 보인 후 추경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국고채 입찰이 실시되자 추경을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강했다"고 말했다.

또 기획재정부가 추경용 국채 발행을 대부분 1년물로 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 점도 투자 심리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줬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거리를 뒀다.

시장은 변동금리부채권(FRN) 발행을 통해 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활용하려는 정부의 의도에 대해,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는 상태다. 내일 발표될 정부의 안정 대책이 향후 금리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채권 관계자는 "국고채 20년물 입찰이 부진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나빠졌다"며 "다만 선물기준으로 시세 하락이 다소 막히는 분위기여서 만회한 정도였지만 추경용 국고채 수급에 대한 정부 대책이 발표 된다는 기대감이 일부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정부 발표가 시장이 예상한 수준에서 그칠 경우 조정이 더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채선물도 약세로 마감했다. 국채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16틱 내린 111.29로 마쳤다. 은행이 1482계약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446계약 순매도했다. 거래량은 6만7065계약이었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큰 폭으로 금리가 떨어진 후 추가 모멘텀이 나오지 않으면서 조정인식이 확산됐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장기 국채 매입으로 촉발됐던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에 정책당국이 부응하지 못하면서 약세 심리가 점증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고채 3년물 아래 구간의 발행에 대한 불확실성은 통안채 입찰을 부진하게 했고 추경관련 수급부담 속에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플래트닝)'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국고채 20년물 입찰을 힘들게 한 요인 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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