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귀국…민주당 갈등 고조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09.03.22 18:33

정동영 "정세균 대표 체제 지지, 당에 힘 보태겠다"

↑22일 입국한 정동영 전 장관과 부인 민혜경씨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돌아왔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연패하고 미국으로 떠난 지 8개월 만이다.

정 전 장관은 22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사회정의의 후퇴에 맞서 안간힘을 쓰는 당을 돕기 위해 돌아왔다"며 "민주당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수권정당, 대안정당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이 귀국하면서 4·29 재·보선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 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을 전망이다. "무소속이라도 전주 덕진 출마 강행'을 외치는 정 전 장관과 "전주 덕진 공천 불가"로 맞서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좀처럼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치킨게임'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두 사람은 당장 첫 만남 일정을 잡는 데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곧바로 만나자는 정 전 장관의 제안에 정 대표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의 대화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앞서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386그룹 의원들은 줄곧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지역 출마에 반대해 왔다. '이명박 정부 심판'이라는 재보선 전략이 희석된다는 이유였다. 당 지도부는 대신 인천 부평을 지역의 수도권 출마나 10월 재보선 출마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고 끝내 전주 덕진 지역은 전략공천지역으로 결정됐다.

이 같은 갈등 국면은 이르면 23일로 예상되는 양측간 '공천 담판'을 통해 어느 쪽으로든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정 전 장관에게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며 다시 한 번 인천 부평을 출마나 10월 재보선 출마를 권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정 전 장관의 전주 덕진 지역 출마 여론이 나쁘지 않은 데다 당내 비주류와 구(舊)민주계 인사들의 지지도 확산하고 있어 정 대표로서는 무조건 압박만 하기가 쉽지 않은 처지다.

특히 정 전 장관이 이 같은 지지세를 등에 업고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더 고민이다. 이럴 경우 당은 돌이킬 수 없는 내홍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정 대표가 정 전 장관을 전주 덕진 지역에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당 지도부로부터 인천 부평을 지역 출마를 당으로부터 요구받았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들어보지 못했다"며 사실상 인천 부평을 출마를 거부했다. 정 전 장관은 다만 "내가 앞장서 돕는다면 부평을 선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양측의 이견이 워낙 커 지금으로선 쉽게 합의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당 원로와 중진 인사들이 양측간 중재를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혀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날 인천공항에는 정 전 장관 지지자 1000여 명이 몰려들며 세를 과시했다. 최규식 이종걸 의원 등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도 공항에 나와 정 전 장관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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