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패션업계 "구관이 명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9.03.23 08:17

신규 런칭 감소..런칭비용 부담+기존 브랜드 유리한 점 활용

의류업체들이 신규 브랜드를 내놓기보다 기존 브랜드를 키우는 데 주력하면서 '구관이 명관'이란 속담이 불황기 패션가의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LG패션, 코오롱의 패션3사를 비롯한 주요 패션업체가 매년 출시한 새 브랜드 수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줄었다. 2007년 봄여름(SS)시즌 기준 새로 등장한 의류브랜드는 66개였지만 2008년 같은 기간 56개로 줄었으며 올해 등장했거나 출시를 앞둔 브랜드는 52개로 집계됐다.

새 브랜드 도입이 줄어든 건 불황 탓이 크다. 브랜드 새 출발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부담스러워졌다. 기존 브랜드가 갖고 있는 매장과 인지도, 유통망을 포기하는 게 손해라는 인식도 확산됐다.

패션 브랜드는 외국 브랜드를 수입하거나 국내 업체가 직접 개발하는 경우로 크게 나뉜다. 새 브랜드를 수입하려면 로열티가 든다.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려 해도 성공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간과 자본, 인력을 많이 들여야 한다.

또 출시 후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대대적인 광고와 판촉을 진행해야 한다. 업체 관계자는 "경기가 침체된 작년 하반기 이후 이런 부담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반면 기존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알려져 있고 매장도 확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따라서 당장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브랜드를 철수하고 새 것을 들여오기보다 기존 브랜드를 어떻게든 살리는 게 낫다.


단 기존 브랜드는 꾸준히 개편작업을 하지 않으면 자칫 정체돼 노후한 이미지를 가질 수도 있다. 이에 업체들은 새로운 라인을 추가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브랜드의 장수와 함께 도약을 노린다.

제일모직 '빈폴'은 기존의 캐주얼 외에 여성복, 골프웨어, 액세서리 등을 추가로 전개하고 있다.

LG패션은 장수브랜드 '닥스'에 여성, 골프웨어뿐 아니라 아동복도 추가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한다. LG패션 신사복 TNGT는 여성복 라인을 추가했다. 종합브랜드로 탈바꿈하고 '자라'와 'H&M' 등 글로벌 패스트패션의 공세에도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종전에는 무수한 브랜드를 도입하고 잘 안되면 금방 철수하는 식이었다면 요즘은 리뉴얼을 통해 기존 브랜드를 살려나가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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