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업계, '삼국지'에서 '롯데월드' 되나

김성휘 기자 | 2009.03.22 00:02

롯데칠성 5%이상 점유율 높일 것 vs 해태음료 "생산위축 크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롯데칠성음료가 해태음료의 안성공장을 인수하게 되면서 지금껏 롯데칠성과 코카콜라, 해태음료의 '3강 체제'로 유지돼 온 음료업계의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음료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해태음료 공장 인수로 인해 롯데칠성의 음료 시장 점유율이 약 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해태음료에서 안성공장의 생산량 비중은 43% 가량이므로 이를 감안하면, 현재 10%대인 해태음료의 시장점유율은 단순 계산으로도 5%대로 줄어든다는 게 이 같은 분석의 근거다.

박종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해태는 중형업체로 위축되고 롯데칠성은 장기적으로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영향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해태음료가 롯데칠성과 코카콜라를 포함한 음료 '대형 3사' 대열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안성의 생산설비만 양도할 뿐 유통망 등 해태음료의 기존 영업조직은 여전히 건재하며, 오히려 해태음료가 천안공장 가동률을 높여 고정비를 줄이면서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기회가 될 것이란 반론도 나왔다.

해태음료 측도 생산물량 감소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태음료 관계자는 "안성공장 인력이 천안공장으로 옮겨 2교대하던 천안공장이 3교대로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공장 가동률은 기존 35%대에서 최근 48%선까지 높아졌다.


또 공정위가 경쟁 제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한 만큼 롯데칠성이 즉각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정위는 만약 현재 안성공장 생산량 전부를 롯데 브랜드로 사용한다면 롯데의 과실음료 시장 점유율이 현재 48.4%에서 60.6%에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안성공장에서 해태음료로 주문자상표(OEM) 납품 물량이 있을 것이므로 실제 롯데의 점유율 증가폭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정위는 지난 20일 롯데칠성음료의 100% 자회사인 CH음료의 해태음료 안성공장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롯데칠성은 이에 따라 경기 안성, 충남 천안, 강원 평창 등 3곳의 해태음료 공장 중 참매실 포도봉봉 NFC냉장주스 써니텐 등을 생산하는 안성공장을 310억 원을 들여 인수하게 됐다.

공정위는 다만 이번 공장 인수에 따른 과실음료 시장의 경쟁제한성 여부를 심사, 현재 1위인 롯데 측의 지배력 확대를 예상하고 △앞으로 5년간 해태 등에 우선 공급의무 △출고가격 정기 보고의무 △이행감시기구 구성 등 일부 시정조치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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