弱달러시대 투자 키워드는 '원자재'

임상연 기자, 박성희 기자 | 2009.03.22 15:54

원자재ㆍ이머징마켓펀드 유망...환노출보다 환헤지를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이 잇따르고,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세계 각국 통화대비 강세였던 달러의 위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약 달러'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달러 가치는 40조원이 넘는 국부가 투자된 해외펀드의 수익률과 직결된다. 달러 약세를 판단하긴 아직 이르지만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지금, 펀드 투자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달러 추세적 하락 전망 우세
20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6.5원 오른 1412.5원으로 마감, 하루 만에 1400원대로 복귀했다. 하지만 최근 추이를 보면 원화대비 달러가치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6일 장중 1597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11일 1400원대로 하락한데 이어 19일 1300원대까지 급락했다.

달러 가치는 원화뿐만 아니라 유로화, 엔화 등 주요 국제 통화에 비해서도 크게 하락중이다. 지난 19일 달러/유로 환율은 1.367달러로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고, 엔/달러 환율 역시 94.53엔을 기록,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으로 94엔대에 접어들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으로 달러 가치의 추세적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씨티은행의 흑자 등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된 것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도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은 약 달러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대규모 재정정책과 구제금융으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는 피해갈 수 없겠지만 약 달러 정책으로 경상수지 적자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달러 약세는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의 경우 하락 요인 부재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1300원대 후반을 지지선으로 언제든지 재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弱 달러시대 투자전략은 '환헤지', '원자재펀드'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지속된다면 해외펀드 투자시 환헤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당장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환노출형 펀드는 수익률이 하락하는 반면 환헤지형 펀드는 환 위험을 피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이례적인 원화 약세로 해외주식형펀드는 환차익을 누렸지만 이젠 환 헤지 후 증시 상승 이익을 온전히 누린다는 기본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는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휘곤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연말까지 달러 약세 흐름은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단기적으로 환율이 충분히 요동칠 수 있는 만큼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 헤지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약 달러 시대 유망 상품으로는 원자재펀드가 추천됐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약 달러가 지속되면 금, 원유, 농산물 등 원자재나 중국 브라질 등 이머징마켓 등 저평가 자산들이 다시 부각될 것"이라며 "포트폴리오상 분할매수를 통해 원자재나 이머징마켓 비중을 늘리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오 센터장은 "유가 상승 등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나는 시점에선 금과 같은 안전자산보다는 투자자산 비중을 늘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 약세 이익을 누리려면 원자재와 원자재 관련 국내 주식, 중국 본토 순으로 투자하되 원자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보다는 인덱스를 추종하는 상품이 가격 상승에 직접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애널리스트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베팅하고 싶다면 인덱스 관련 펀드, 비과세 혜택을 중시한다면 섹터주식형펀드 등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후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양한 국가에 투자해 환율 분산투자가 동시에 이뤄지는 글로벌채권펀드도 고려해 볼만 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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