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바꾼 NHNㆍ다음號, 수익창출 '정조준'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9.03.26 07:07

[머니위크] CEO In & Out



온라인 포털의 양대 산맥인 NHN과 다음이 나란히 수장을 교체하고 새로운 전의를 다지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3월6일 석종훈 대표를 이사회 의장으로 물리고, 최세훈 이사회 의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보다 하루 앞선 5일에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와 한게임을 운영하고 있는 NHN의 신임 사장으로 김상헌 부사장이 내정됐다. 최휘영 대표는 광고 영업 인프라 분야의 신설 독립 법인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두 기업의 CEO는 항상 묘하게 일치한다. NHN과 다음을 이끌어 온 최휘영 대표와 석종훈 대표는 모두 언론사 기자 출신이다. 최 대표는 연합뉴스와 YTN 기자로, 석 대표는 경향신문과 조선일보 기자로 각각 일한 바 있다.

미디어 출신의 CEO를 앞세워 맞짱을 떴던 두 회사는 다시 비언론인 출신으로 대표 선수를 바꿨다. 새로 무대에 오른 두 선수는 공교롭게 CFO 등 경영 관리 쪽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다.

◆바뀐 NHN 수장, 김상헌은 누구?

김상헌 NHN 대표 내정자는 감성적인 문화코드에 강점을 가진 인물이다. 김상헌 내정자의 집을 방문한 한 직원은 김 대표가 수백편의 DVD를 소장할 정도로 문화적 감수성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그는 좋아하는 영화를 묻는 질문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스튜디오 1993년 작인 <바다가 들린다>를 1순위로 꼽는다. 저패니메이션을 보통 좋아해서는 알 수 없는 작품을 꿰고 있는 것만 봐도 거의 마니아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드(미국 드라마) 열정도 보통이 아니다. 남자들의 우정과 전쟁의 사실성으로 큰 인기를 모은 <밴드오브 브라더스>는 김 내정자의 애장품이다.

평소 영화를 좋아하고 그림과 와인, 뮤지컬과 드라마를 즐기는 부드러운 그이지만 딱딱함의 상징인 판사 출신임에 놀라는 이가 많다. 게다가 그는 LG의 최연소 부사장이라는 타이틀까지 달고 있다.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지만 일에 몰두하면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김 내정자의 스타일이다.

2007년 4월 NHN 경영고문으로 연을 이은 김 내정자는 2008년 1월부터 NHN의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을 맡아 지난 2년 동안 NHN의 법무, 재무, 대관, 홍보 등 경영전반의 관리임무를 수행했다.

그동안 그의 경영능력을 볼 때 감성적인 문화코드를 NHN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NHN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10년을 맞는 NHN을 이끌 조타수로서 체계적 관리와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할 최적의 인물”이라고 평했다.

◆최세훈의 내유외강, 다음호를 구하라

최세훈 다음 신임 대표는 3월6일 취임 이후 공식 일정을 두가지만 소화했다. 하나는 지난 16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녹색성장추진협의회’ 참석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의장인 만큼 참석이 불가피했다.

최 대표가 참여한 또 다른 일정은 12일에 있었던 인천세계도시축전 업무협약 자리다. 최 대표는 진대제 인천세계도시축전조직위원장과 만나 주관 포털사 업무협약을 맺었다.

업무협약에 따라 다음은 메인 페이지에 도시축천 소개를 위한 별도 채널과 함께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된다. 돈 되는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이란 해석이다.

이 같은 최 대표의 행보를 두고 정부의 경제살리기 정책에 부응하면서 수익사업을 강력히 챙기는 외유내강형 CEO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 정비도 한창이다. 커뮤니티와 동영상본부를 통합하는 일부 부서 통합 개편안이 지난 8일 나왔다. 서비스의 시너지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확정된 커뮤니티-동영상 본부 통합과 함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강화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에 따라 다음의 강력한 지도 서비스가 모바일에서 더욱 빛을 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디어 출신 CEO의 미디어 관계

동시에 한발 물러선 미디어 출신 CEO의 활약이 미진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포털 전성시대를 연 주인공들이다.

석종훈 다음 전 대표의 작품인 토론방 아고라는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시작된 촛불정국에 힘입어 막강한 힘을 갖게 됐다. 이제 아고라를 빼고는 인터넷 토론문화를 논할 수 없을 정도다. 뉴스 트래픽에서 네이버를 능가하는 등의 성과는 일부 언론의 질타 속에서 얻어낸 성과물이다.

최휘영 NHN 전 대표는 네이버 메인 기사의 편집권을 언론사에게 돌려주는 또 다른 방향의 ‘파격’을 선보였다. 네이버의 뉴스트래픽 손실을 감수한 것이지만 ‘네이버=절대권력’이라는 부담에서 약간은 자유로워졌다.

미디어 출신 CEO라고 해서 언론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도 아니다.

다음은 ‘아고라’에서 촉발된 일부 언론의 광고 거부운동을 막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수언론 등 일부 매체로부터 뉴스 공급 계약을 파기 당했다. 아직까지 다음에서는 일부 유력 신문의 기사를 볼 수 없다.

네이버도 언론과 팽팽한 긴장관계를 헤쳐 왔다. 최휘영 대표 시절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진입 여부를 놓고도 여러 언론사와 대립각을 세웠다. 결국 네이버는 온라인신문협회 등의 개방 요구를 받아들여 당초 뉴스캐스트 참여 언론사를 14개에서 36개로 늘렸다.


◆물러나는 CEO는 다른 행보

IT업계의 신화인 NHN이 돌연 두개의 회사로 나뉜다는 발표가 있었다. 자사의 광고 플랫폼과 영업, 인프라 부분을 별도 분리해 NHN IBP를 설립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최휘영 대표는 신설법인인 NHN IBP를 맡는다. NHN 직원 3300여명 중 영업과 인프라 본부 소속 620명이 최 대표와 함께 신설 법인으로 자리를 옮긴다. 주요 임무는 네이버 광고영업을 대행하면서 서버 관리를 하는 것이다. NHN은 이를 통해 157억원의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대표는 NHN 대표를 맡아 매출 5배, 영업이익 6배, 시가총액 5배를 증가시켰다. 비즈니스 능력과 업계 전반의 풍부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만들어낸 성과다. 최 대표가 NHN IBP에서 또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한편 석종훈 전 대표는 다음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경영전반의 방향을 점검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관계자는 "석 의장은 현재 가족이 있는 캐나다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며 "기업감시와 협조 등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헌 NHN 신임 대표이사 약력
- 1963년생
- 서울대학교 법학과
- 미국 하버드 로스쿨 LLM (Master of Law / 석사)
-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 서울지방법원 지적소유권 전담부, 판사
- ㈜ LG (부사장)
- NHN㈜ 경영고문
- NHN㈜ 경영관리본부 본부장 (부사장)

◇최휘영 / NHN IBP 대표이사 약력
- 1964년생
-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
- 연합뉴스 기자
- YTN 기자
- NHN㈜ 네이버본부 기획실장
- NHN㈜ 네이버부문 부문장
- NHN㈜ 대표이사


◇최세훈 다음 신임 대표이사
- 1967년생
-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미국 와튼 스쿨 MBA
- ING Barings 뉴욕, 서울 이사
- 라이코스코리아 CFO
- 다음커뮤니케이션 CFO
- 다음다이렉트 자동차보험 CEO
-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사회 의장

◇석종훈 다음 신임 이사회 의장
- 1962년생
-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 경향신문사 기자
- 조선일보사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뉴스 부사장
- 다음커뮤니케이션 미디어본부장
-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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