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달러살포' 다음은?..사흘만에 조정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03.20 05:57

다우 1.1%↓..부양기대 희석, 차익매물 가세...금융주 부진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무제한 달러 살포'가 마냥 반길 일 만은 아니라는 인식과 더불어 차익 매물이 조정을 이끌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85.78포인트(1.15%) 떨어진 7400.80으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18.31포인트(1.30%) 내려간 784.04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7.74포인트(0.52%) 하락한 1483.48로 장을 마쳐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장초반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 플러스로 출발한 미 증시는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국채 매입 발표 효과가 가라앉으면서 오전중 마이너스 권으로 돌아섰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와 경기선행지수가 여전히 바닥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가파른 급등세에 따른 차익 매물이 쏟아졌다.
최근 7일간 이어진 랠리를 통해 다우지수는 14%, S&P500 지수는 17% 급등한바 있다.

1조1500억달러에 달하는 유동성 공급조치가 경기부양과 신용경색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로 인한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베어랠리를 촉발하고 상승세를 견인해온 금융주가 일제 하락세로 돌아서며 시장을 냉각시켰다. 랠리 초기, 공매도 세력의 숏커버링이 급반등세를 촉발시켰다는 분석이 있었던 반면 이날은 금융주가 추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공매도가 증가하며 금융주가 급락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는 등 상품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에너지 관련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버팀목이 됐다.

◇ 금융주 약세 급반전...원자재 에너지 관련주 버팀목

장초반까지만 해도 강세를 유지했던 금융주가 일제히 급락세로 전환,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졌다.
시가총액 기준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이 8.8% 하락했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 10% 골드만 5.5%, 모간스탠리도 13% 급락했다.

폭등세를 이어가던 씨티는 14% 급락세로 돌아섰다. 경영진 사무실 개조비로 1000만달러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또 다시 도마에 오른 씨티는 주가부양을 위해 주식병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상승세를 타기도 했지만 차익매물을 감당하지 못하고 약세로 전환했다.

'거액 보너스'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는 AIG는 이날도 14% 상승하며 1.57달러로 올라섰다. 역시 '잔류 보너스' 지급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국영 모기지 업체 패니매와 프레디 맥도 22%, 28% 폭등했다. '보너스 환수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반면 자동차 부품업계에 미 정부가 50억달러를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제너럴 모터스 주가는 10% 급등했다. 부품업체 지원이 자동차 업체 생존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포드도 1.2% 동반 상승했다.

알코아는 J.P모간이 주가급락과 수익 및 배당 호전 전망을 이유로 '매수'추천을 내놓으면서 17% 급반등했다. 유나이티드 철강도 9.5% 급등하는 등 원자재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세계 2위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오라클은 월가 예상을 웃도는 주당 35센트의 분기 실적을 발표, 10% 급등했다. 오라클은 이날 또 사상 첫 배당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 '헬리콥터 벤' 여파 지속...달러 약세, 유가는 50불 돌파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장기 국채 매입 결정 여파로 달러화 급락세가 지속됐다.
오후 3시3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2.01센트(1.49%)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3676달러를 기록했다.
한때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1.37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달러/파운드 환율 역시 1.8% 급등했다.
엔/달러 환율도 1.84엔(1.91%)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4.39엔에 거래됐다.
6개국 주요통화대비 달러인덱스는 1.8% 떨어진 83.07을 기록중이다.

경기회복 기대가 살아나며 유가는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47달러(7.2%) 급등한 51.61달러로 마감했다. 최근월물 종가기준으로는 지난해 11월18일 이후 최고가격이다.

WTI는 전날 소폭 하락한 상태로 장을 마쳤으나 장기국채 매입을 결정한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이 위력을 나타내면서 시간외 전자거래에서부터 급등세를 이어왔다.

◇ 경기 지표는 여전히 먹구름

미 노동부는 개장에 앞서 지난주(7일 마감 기준) 실업수당 연속 수급자수가 전주 대비 18만5000명 증가한 547만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연속 수급자수 증가는 한번 해고당할 경우, 새로 일자리를 찾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주(15일 마감 기준) 실업수당 신규 신청건수는 전주의 65만8000건(수정치)에서 64만6000건으로 1만2000건 감소했다. 이로써 실업수당 신규 청구는 7주 연속 60만 건을 웃돌았다. 이는 1982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경기선행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컨퍼런스보드는 2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고 19일 밝혔다. 5개월래 세번째 하락세다. 1월 경기선행지수는 0.1% 상승했다.
예상치는 웃돌았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지난달 경기선행지수가 0.6%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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