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C 회장의 '아름다운 양보'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9.03.25 04:15

[머니위크]CEO in&out

최신원 SKC 회장이 '연봉 제로'를 선언했다.

최 회장은 지난 3월17일 "경제위기가 회복될 때까지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결정은 SKC 노조가 조합원의 임금을 동결하는 한편 정기상여금 200%를 반납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답례 차원에서 이뤄졌다.

노조는 앞서 16일 조합원 해외연수, 하기휴양소 운영 등 일부 복리후생제도 시행 중단 합의와 더불어 상여금 반납 결정을 내렸다. 정기상여금이 매년 800%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봉의 10%가량을 삭감하는 셈이다.

이 같은 노사의 하모니는 최 회장의 결정이 있기 2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 회장은 3월5일 이필훈 노조위원장으로부터 감사의 이메일을 받았다. 최 회장이 대학에 입학한 임직원 자녀들에게 축하금과 함께 편지와 선물을 보내주어서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이 편지에서 그는 “회장의 세심한 배려에 조합원은 물론 가족과 자녀 모두가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면서 “조합원 가족들은 회장과 함께 가장이 근무하는 SKC에 대한 자부심이 더욱 높아졌다. 가족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받게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조합원들이 이 때문에 더욱 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경영위기를 극복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면서 “회장이 보여준 뛰어난 경영철학과 직원에 대한 사랑을 모델로 노사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로부터 열흘 뒤 노조는 조합원 임금 동결 등을 골자로 한 노사합의안에 도장을 찍었다. 이에 질세라 최 회장도 경제위기가 회복될 때까지 월급을 받지 않겠다고 또 다시 화답한 것.


최 회장은 최근 전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여러분의 결의는 메마른 땅을 적시는 봄비와 같이 따뜻한 봄을 부르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우리 회사의 위기극복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다른 회사들에도 솔선수범과 귀감이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특히 "여러분의 결의에 화답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회사의 위기극복 노력에 동참하는 의미의 하나로 경제상황이 좋아질 때까지 본인의 급여 전액을 반납하는 등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금의 희생과 헌신은 모든 것을 극복하고 나서 이룩하게 될 성과를 나눌 때 더 큰 보상으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자 오너 일가 중 맏형인 최 회장은 장학재단 설립과 자원봉사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30년 가까이 묵묵히 실천해온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사재를 털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3억3200만원을 기부했으며 대기업 회장 중에 처음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의 멤버가 되기도 했다.

한편 SKC는 지난해 매출액 1조1185억원, 영업이익 719억원을 올리며 전년(2007년 매출 8432억원, 영업이익 491억원)대비 급성장 가도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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