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가 열린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는 바닷가에 위치한 경기장이다. 경기 전부터 야구장 근처에는 안개가 짙게 깔렸다. 야구장 내부도 짙은 안개로 뒤덮혔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는 시작됐고 4회 초 일본 공격 때 결정적 장면이 나왔다. 양팀 모두 득점 없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그때 안개 때문에 쿠바 중견수 세스페데스가 실책을 범한 것.
4회 초 2사 2, 3루 상황에서 일본의 오가사와라 타구가 높이 떴다. 전진수비를 하고 있던 세스페데스는 빠른 발로 따라붙어 타구를 손쉽게 처리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공을 한번 잡았다 놓쳤다. 글러브 안에 들어갔던 공이 툭 튀어나와 그라운드에 떨어진 것이다.
명백한 실책이었다. 세스페데스가 급하게 공을 다시 주웠지만 이미 주자 2명은 홈을 밟았다. 펫코파크 상공을 뒤덮고 있던 짙은 안개가 그의 시야를 방해한 것으로 보였다는 것.
결국 2점을 앞서 나간 일본이 이로 인해 기선을 잡고 추가 득점을 통해 쿠바를 5대0으로 눌렀다. 야구장을 온통 뿌옇게 만들었던 안개는 경기 중반 이후 거의 사라졌다.
한편 이날 일본에 져 4강 진출에 실패한 쿠바는 지난 1951년 이후 참가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실패를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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