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이 조선시장만큼 커진다고?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3.24 08:00

두산 먹여살릴 '160조짜리 바람과 수소'

"2050년에는 전세계 풍력발전기 시장의 규모가 조선 시장과 맞먹을 것"(최승주 두산중공업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장)

"2020년에는 연료전지형 담수플랜트로 연간 1조3000억원 이상의 수출 실적을 기록할 것"(이태원 두산중공업 연료전지개발센터장)

2000년 이후 주류그룹에서 중공업그룹으로 탈바꿈한 두산그룹이 또 한번의 변신을 준비 중이다. 이번에는 신재생에너지다. 그 중에서도 두산그룹이 주목한 것은 풍력발전과 연료전지.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자리잡은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와 연료전지개발센터가 그 첨병이다. 한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는 있지만 사실 두 조직은 두산중공업의 미래 주력사업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관계다.

지금은 풍력발전 분야를 맡고 있는 미래사업기술개발센터가 조금 더 앞서있다.

오는 7월이면 제주도 월정리 해변에 두산중공업이 만든 3MW급 육해상 풍력발전기 'WinDS 3000'(모델명)이 세워진다. 바람개비 모양의 이 풍력발전기는 약 1년간의 성능테스트를 거쳐 2010년 바다 위로 옮겨 심어진다. 테스트용 모델 제조를 위한 부품 확보는 이미 대부분 마무리됐고, 국제인증기관인 독일 데비(Dewi)-OCC로부터 인증을 받는 절차만 남아있다.

앞서 국내 풍력발전 시장에 뛰어든 효성과 유니슨은 육상 풍력발전 시장에 집중하고 있지만, 두산중공업은 해상 풍력발전 시장에 더 큰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육상 풍력발전은 입지 선정이 까다롭고, 부지가 확보되더라도 지역민들의 반발 때문에 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 소음 피해 등을 이유로 보상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는다.

둘째 해상 풍력발전은 산악, 건물 등의 방해를 받지 않아 육상에 비해 강하고 안정적인 바람을 활용할 수 있다.

셋째 해상에서는 대형 풍력발전기의 설치가 용이하다. 두산중공업이 상용화를 추진 중인 3MW급 풍력발전기의 경우 바람개비 날 하나의 길이가 44미터에 이른다. 육상에서는 옮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효성과 유니슨이 상용화한 육상 풍력발전기가 750KM급으로 상대적으로 소형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물론 해상 풍력발전은 육상에 비해 발전기의 설치와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는 중공업 사업에서 쌓인 노하우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두산중공업의 판단이다.

국제 신재생에너지 전문 연구소인 이머징에너지리서치(EER)에 따르면 해상 풍력발전 시장은 향후 연평균 31%씩 성장해 2020년에는 전세계 누적 설치 용량이 38GW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1000MW급 원자력 발전소 38기와 맞먹는 규모로, 이 경우 주기기 시장만 60조원 수준으로 형성된다. 이후 해상 풍력발전 시장은 급격히 팽창, 2050년에는 연간 16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EER은 내다봤다.

두산중공업이 승부를 건 또 다른 분야가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란 한번 방전되고 나면 수명을 다하는 일반전지와 달리 연료를 채워 넣으면 계속 다시 쓸 수 있는 전지를 말한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데 수소만 따로 채워 넣을 수 없어 수소가 포함된 액화천연가스(LNG)나 메탄가스를 연료로 넣는다.

연료전지는 두산중공업의 주력상품인 담수플랜트와 기술적 연관효과가 크다.

LNG 등이 연료전지로 들어가면 수소만 따로 떨어져 나와 산소와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절차를 거친다. 수소와 산소를 화학적으로 합치면 물 뿐 아니라 열과 전기가 덤으로 함께 나온다.

때문에 바닷물을 증발시켜 먹을 수 있는 물로 바꾸는 담수플랜트에 이 연료전지 기술을 결합시킬 경우 6% 이상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또 연료전지 시스템은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붙잡아 고체 상태로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탄소 저감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지식경제부로부터 총 1000억원 규모의 '플랜트 연계형 연료전지 국책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5년내 1.2MW급 연료전지 연계 플랜트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2013년 사업 완료와 함께 두산중공업은 연료전지 연계 담수플랜트 제조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이를 통해 2020년 연간 1조3000억원 이상의 수출 실적과 20여개 산업분야에서 4만명 이상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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