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주 덕진 전략공천…'정동영 배제' 논란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09.03.18 15:40

정세균-정동영 정면충돌 양상…수도권 출마 타협 가능성 주목

정세균 대표 중심의 민주당 지도부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을 본격 압박하고 나섰다. 정 전 장관이 4·29 재보선에서 출마를 선언한 전주 덕진을 전략공천지역으로 결정하면서 정 전 장관에 대한 공천 배제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정(丁, 정세균)-정(鄭, 정동영) 정면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민주당은 18일 최고위원회를 열고 이번 재보선에서 전주 덕진과 인천 부평을 2곳을 전략공천지역으로 의결했다. 최고위원 만장일치였고 이견도 없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들은 당 지도부가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김유정 대변인은 "당이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는 모습은 당내외 누구도 원하지 않는 부분이고, 당이 갈등하는 방향으로 비춰지면 안된다는 필요성에 의한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모든 가능을 열어 둔 것으로 특정인을 염두해 두지는 않았다"며 정 전 장관 공천 배제라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정 전 장관의 덕진 지역 출마에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해왔다. 덕진 지역을 당 지도부의 확실한 영향권 아래 둘 수 있는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한 것은 이같은 반대 입장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정 전 장관이 이 지역 공천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정 전 장관을 압박 수도권 출마로 방향 전환을 유도할 수도 있다. 정 전 장관이 수도권 후보로 나가면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권 중간평가 구도로 이끌어 가는 것이 가능하다. 부평을 역시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됐기 때문에 정 전 장관측과 조율이 된다면 수도권 출마가 현실화될 수 있다.

공천심사위원장인 이미경 사무총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 전 장관의 경우 덕진 지역에 나가는 것이 본인과 당에 도움이 되는지 (수도권 출마가) 더 도움이 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 (부평을 공천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정 전 장관의 수도권 지역 공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사무총장은 특히 "정 전 장관이 공천을 신청하겠다는 입장은 당의 공천 결과에 승복한다는 전제 아래 한 것"이라며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차단했다.

이같은 상황 변화에 따라 공은 정 전 장관에게 넘어갔다. 정 전 장관측 인사들은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지역 결정에 당황하면서도 즉각적인 반응은 자제했다.

한 측근은 "아직 반응을 나타내기에 이르다. 당 지도부의 결정 배경이나 이후 상황 등을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수도권 출마나 무소속 출마가 앞에 놓인 카드들이다. 그러나 정 전 장관의 입장에서 두 카드 모두 흔쾌히 받아들만한 것이 아니다. 수도권 출마는 당선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 대선과 총선 패배에 이어 또다시 낙선한다면 정치적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무소속 출마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이다. 당선 가능성은 높지만 정치 리더로서 상처를 입는 것이 불가피하다.

결국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면서 정 전 장관을 둘러싼 당내 논란과 갈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계파 갈등이 본격화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고, 만약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은 당 존립마저 흔들리는 분란에 빠질 수도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