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슬슬 피어나는 '추세전환론'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9.03.18 15:57

내외 지표들 개선신호… "유동성 장세" 목소리 나와

 바닥탈출 시사하는 신호가 경기와 증시 곳곳에서 반짝거리면서 본격적인 증시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 주택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고 원유값도 바닥을 벗어나는 모양새다. 국내적으로는 증권과 은행, 건설업 등 경기회복 초기국면에서 많이 오르는 트로이카주가 최근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원/달러환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아직 산만하고 언뜻언뜻 비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같은 긍정신호들이 올해안 경기회복에 대한 '예감'을 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전문가들의 증시 컨센서스는 여전히 베어마켓랠리 수준이다. 하지만 유동성이 많이 풀려있고 극단적 위기감은 가셨다는 점에서 유동성장세는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주택·환율 등 지표개선◇

미국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2월 주택착공건수가 전월(47만7000채)대비 22% 급증한 58만3000채(연율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990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월가 예상치 45만 채도 크게 웃돌았다. 향후 건축경기를 반영하는 2월 건축허가도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앞선 1월의 53만1000채 대비 1만6000채 증가한 54만7000채를 기록했다. 월가의 예상치였던 50만 채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의 진원 역할을 했던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도 경기침체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새어 나오는 모습이다.

국제유가도 배럴당 50달러에 근접했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81달러(3.8%) 상승한 49.16달러로 마감됐다.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12월1일 이후 최고치이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논의도 유가 상승에 한 몫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경기회복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 기대가 유가강세를 유발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증권과 은행, 건설업종 등 경기회복 신호가 감지될 경우 선도주로 나서는 '트로이카주'의 오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증권업종지수는 3월 들어 20.2% 급등했다. 은행업종도 15.9% 반등중이다. 건설도 12.5% 올랐다. 은행과 증권, 보험을 포함한 금융업지수는 14.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0.1%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상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7일 경기선인 120일 이동평균선(1147.46)을 돌파한 뒤 지지력을 확보하며 추가 상승을 노리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8일 전날에 비해 13원 오른 1421.5원으로 마치기는 했지만, 3월 들어 148.8원 하락하며 1400원 하회를 시도하고 있다.

◇2분기 이후 유동성장세 기대◇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 3.4% 급등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장막판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세가 몰려들며 6.07포인트(0.52%) 상승한 1169.95로 마쳤다. 종가 1170선을 눈 앞에 뒀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신호가 조금씩 감지되는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추세적인 전환 판단이 섣부르다는 입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1200선을 회복하는 등 오름세를 이어갈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상승분위기 전망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악재가 상당부분 마무리되면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코스피시장의 탄력성이 커질 것이라는 견해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유동성과 경기우려가 공존하는 시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 상승 또는 대세상승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실물지표의 회복세가 이어져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주택지표 개선세가 추세적으로 지속되는 상태가 증시에 믿음을 주고 소비심리의 회복세가 돋보이는 등 펀더멘털적 신호가 아직은 약하다는 주장이다.

이 부장은 "악재가 완화되면서 반등세가 이어지는 장세가 코스피지수 1000~1250선 사이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며 "고용과 소매판매 등 지표에서 두드러진 개선세가 나오면서 유동성과 맞물리면 경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아직은 유동성 장세의 초래를 위해 부족한 면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연구원은 "글로벌 초과 유동성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다시 상승했다"며 "국내 초과유동성도 작년 1분기 -3.1%에서 4분기 5.2%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과유동성이 증시로 옮겨타며 유동성장세를 초래하기 위해서는 경기저점의 근접과 주식의 저평가, 국내자금시장의 경색 둔화,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완화 등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주 연구원은 "경기저점 근접과 주식의 저평가 조건은 상당부분 충족했지만 신용경색완화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현상 완화는 아직 미비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BBB급 회사채 스프레드가 하락하고, 글로벌 달러강세가 진정될 것으로 보이는 2분기 이후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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