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K씨 신원검증 못해 미네르바 오보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 2009.03.18 07:58
↑ 자신이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한 K씨의 인터뷰를 실었지만, 결국 오보로 들어난 신동아 2월호.

월간 신동아는 최근 미네르바 관련 기사 게재 시 취재의 기본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신동아 오보 진상조사위원회(위원회)는 지난 2008년 12월호 K씨(가짜 미네르바)의 기고문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필자에 대한 신원과 경력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취재보도의 기본인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것.

송문홍 신동아 편집장이 평소 알고 지내는 취재원으로부터 K씨를 소개받고 그를 미네르바라고 속단했다는 설명이다. 신동아는 이 기고도 K씨에게 직접 받지 않고 간접적으로 전달 받았다.

위원회는 또 신동아가 지난 2009년 2월호에 K씨와 가진 인터뷰를 기사화할 때도 신원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터뷰 게재 당시 신동아가 알고 있는 것은 K씨의 성명뿐이었다는 것. 검찰이 박대성씨를 미네르바로 특정한 가장 중요한 근거였던 IP와 ID문제에 대해서도 신동아는 엄밀하게 검증하지 못한 채 기사를 게재했다고 설명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K씨와 관련한 일련의 보도를 제작한 송문홍 편집장은 취재의 기본도 지키지 않았고 사실상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며 "신동아 기자들은 기고문의 게재 경위나 인터뷰 성사 과정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송 편집장의 판단과 결정에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밖에 송 편집장의 윤리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송 편집장이 다른 사람과 주고받은 질문과 답변을 마치 K씨를 접촉했다는 식으로 설명해 결국 사실과 다르게 보도했다는 것. 조사위는 송 편집장이 사내 정보를 취재원 권 씨에게 지속적으로 유출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한편 동아일보는 18일자 1면 사고를 통해 "신동아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한 것에 대해 깊이 자성하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이번 오보에 대한 책임을 따져 출판편집인, 출판국장, 신동아 편집장을 해임, 정직하는 등 엄중 문책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동아일보가 2월 16일부터 3월 16일까지 실시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발매된 신동아 2월호가 오보로 드러나자 곧바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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