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수검사 시스템으로 이물질·금속 함유 등 자동 판별
- 1日 생산량 380만 봉지, 라인 하나당 분당 520개 생산
'쌩얼 복장'은 제품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제안해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사나이도 눈물 쏙 빼게 하는 매운 맛의 상징, 신라면이 20년 이상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데는 불만제로를 추구하는 기업문화 때문이다.
보은 씨의 이름은 국내 뿐 아니라 아프리카에도 전파되고 있다. 그녀가 담당하는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신라면 봉지 뒷면에서 제조일과 제조담당자의 이름이 실명으로 적혀있다. 덕분에 그녀의 이름까지 전 세계 수 십 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정조훈 농심 구미공장 사업팀장은 "제품마다 시리얼넘버와 함께 생산 담당자의 이름이 적혀있기 때문에 고객클레임이 접수됐을 때 언제, 어디서, 누가 만든 제품인지 정확하게 추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고객 클레임이 처리되는 시간도 빨라진다. 제조 관련 각종 데이터는 6개월간 보관된다. 라면의 유통기한은 5개월이나 만약을 대비해 유통기한보다도 1개월 치 분량의 생산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
구미공장은 농심 라면생산의 심장이다.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1분마다 520개의 라면이 생산된다. 6개의 전체 라인이 하루에 쏟아내는 라면이 총 380만 봉지. 신라면 전체생산량의 70%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모든 생산과정이 자동화돼있고 중앙관제센터를 통해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중앙관제센터에 직원이 안 보였다. "거기에 직원이 있으면 뭔가 일이 났다는 뜻이에요. 없는 게 정상"이라고 공장 관계자는 설명했다.
농심 구미공장이 갖고 있는 또 다른 기록은 국내 라면업계 처음으로 '위해요소집중관리기준(HACCP)' 인증을 받았다는 것이다. HACCP는 '생산-제조-유통'의 모든 과정에서 식품 위해 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제거하거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단계에 중요 관리사항을 설정해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다. 기준이 까다로워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생산설비 전반을 바꾸고 나서야 인증을 받을 정도다.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 농심 구미공장 사무실에 걸린 현수막 글이다. 농심은 생산과정 전반을 일반 고객들이 견학할 수 있게 공개하고 있다. 클레임이 있었던 소비자들도 공장을 보고나면 태도가 180도 달라진단다.
실제로 구미공장 내부는 반도체 공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깨끗하다. 밀가루 분진 하나 보이지 않았다. 장재구 농심 홍보실 과장은 "식품의 특성상 청결은 업(業)의 기본"이라며 "농사짓는 사람의 기본 마음가짐(農心)과 같다"고 말했다.
그럼 라면이 실제 만들어지는 과정은 어떨까. 일단 밀가루, 전분 등의 재료가 거대한 믹싱탱크(싸일로)에서 혼합되기 전 1차 이물질 제거작업을 거치게 된다. 원료가 섞여지면 자를 수 있게 얇게 편 후 한 번 쪄서 익히고 다시 잘라서 라면 모양의 틀에 넣는다. 이후 팜유를 이용해 고온에서 튀긴 후 열을 식히고 수프와 함께 포장된다.
사람의 손을 거치는 부분은 포장이 잘 됐는지 확인하는 것뿐, 별개 포장돼 있는 라면스프를 옮기고 배달하는 것도 무인자동차의 몫이다. 공장 복도마다 라면스프를 옮기는 무인자동차의 차로가 그려져 있다.
스프 누락, 이물질 검사, 금속물질 함유, 중량 미달 혹은 중량 과다 중 어느 한 가지라도 해당되는 제품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자동으로 적출된다. 제품포장 내부가 스크린에 모두 비치기 때문에 육안으로도 이상이 있는 제품은 실시간 확인 된다.
간혹 중량 미달로 아웃되는 제품도 있다. 적정 용량보다 너무 많거나, 혹은 적은 경우다. 제품의 질에는 문제가 없지만 규격화 기준에 못 미치기 때문에, 불량품으로 처리돼 사료를 만드는데 쓴다.
생산과정에서 눈에 띄는 또 한 가지는 라면을 튀길 때 끊임없이 일정한 양의 신선한 팜유가 투입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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