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아니지만 꾸준한… '채권의 재발견'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9.03.18 12:28

[자산관리 新테마]<1>채권

'주식 -31.98%, 채권 7.32%'

 1년간 주식과 채권형펀드에 투자해 거둔 1년 성적표다. 투자시점과 무관한 기간 수익률이지만 비교가 무의마할 정도로 채권의 완승이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채권은 그야말로 `찬밥'이었다. 연 5%마저 밑도는 금리여서 재테크 수단으로 명함도 못 내밀 형편이었다. 이런 상황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유효한 듯 보였다.

◇회사채, 마지막 남은 고금리 상품=그러나 지난해부터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2007년말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시작된 후 지난해 10월엔 급기야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주식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급락했다. 전세계 금융시장은 혼돈에 빠졌고, 반사이익으로 채권의 매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채권의 가장 큰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마저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이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4개월 만에 5.25%부터 2.00%까지 낮췄다.

이 때문에 한때 연 8%까지 올라선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3%대로 뚝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다. 또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주식시장도 빠르게 반등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채권만한 재테크 수단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채금리를 중심으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값도 꽤 올랐다. 수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4~5%대를 맴돌던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현재 7~8%대까지 치솟았다.

◇"연7∼8%짜리 팝니다"=금리인하 물결은 국채를 넘어 회사채로 번지고 있다. 만기 3년짜리 신용등급 AA-와 A 회사채 금리(16일 기준 민간평가사 평균금리)는 4.47%, 5.17%로 연초 이후 각각 1.69%포인트, 1.42%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A급 이하 회사채가 금리 면에서나 신용도 면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지적한다. 증권회사들도 A급, 금리 연 6∼8%짜리 회사채를 지점을 통해 집중적으로 팔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이 이달초 판매한 대림산업은 금리 8.0%, A+였고, 두산인프라코어는 A0, 7.30%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판매한 1년만기 웅진홀딩스 회사채 500억원은 A-에 연 8.0%였다. 삼성증권은 올들어 지점을 통해 1조7000억원, 동양종금증권은 1조4800억원의 회사채를 판매했다.

우리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1조3059억원의 회사채를 판매했고, NH투자증권(7250억원)도 회사채 판매를 집중적으로 늘렸다. 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액은 3조4120억원으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시점인 지난해 10월 1조6123억원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주식과 채권의 두 얼굴 BW 부각=BW 등 주식관련 사채도 눈여겨볼 만하다. BW는 채권(본드)에 미리 정해진 가격(행사가격)으로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워런트)가 붙은 주식관련 사채다.

 분기별로 금리를 받다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주식 `옵션' 때문에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낮다. 기업 입장에선 자금조달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요즘 같은 금융불안기엔 BW 발행이 눈에 띈다.

 최근 눈길을 끄는 기아차와 아시아나항공의 BW를 살펴보면 BW의 속성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아 16, 17일 공모한 기아차BW는 행사가격 6880원에 표면이율(분기별 배당금) 1%, 만기이율 5.5%를 준다. 16일 종가가 7500원이므로 BW를 받아 주식으로 전환한 후 장내에서 매도하면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분리형 BW이므로 워런트만 분리해 팔아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다.

 대우증권이 발행주관사를 맡아 25일 공모에 나서는 아시아나항공BW는 만기이율 10%에 표면이율 7%를 준다. 금리로 따지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만 신용등급이 BBB0로 기아차(AA-)보다 5단계나 아래다.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행사가를 액면가(5000원)보다 낮출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아시아나항공BW의 행사가는 현재 주가(3445원)보다 45% 높은 5000원이다.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만기까지 갖고 있다가 금리(10%)만 받아도 제법 괜찮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결국 기아차BW는 주식에 강점이 있고 아시아나항공BW는 채권 쪽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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