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협상 타결 '카운트다운'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9.03.16 18:16

오는 23~24일 서울 8차협상서 마무리 후 G20 정상회의서 통상장관 타결선언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양측은 자동차 등 공산품의 관세철폐 시기와 서비스, 비관세장벽 등 핵심쟁점에 대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EU측은 다음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제2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EU FTA 협상 타결을 선언하자고 한국 정부에 제의해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논의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보호 무역주의에 대한 경계 차원에서 EU측이 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오는 23~24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EU FTA 8차 협상에서 실무차원의 협상을 마무리하고 G20 정상회의 때 양측 통상장관이 정치적 논의를 거쳐 협상 타결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프타 이은 거대 자유무역지대=한·EU FTA 협상이 타결되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15조1600억달러의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한다. GDP가 16조309억달러에 달하는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시장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한국과 EU측은 자동차를 비롯한 공산품에 대해 5년 이내에 관세를 완전 철폐하기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이 일부 품목의 경우 7년내 관세 철폐를 제시해 막판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는 1500cc 이상 중대형은 3년 이내에, 1500cc 미만 소형은 5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EU와 우리측의 자동차 관세는 각각 10%와 8%다. EU측은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던 기술표준에 대해서도 양보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고려가 필요한 개성공단 제품에 대해서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협정 발효 후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키로 했다. EU측이 원산지 표기방식으로 요구해온 유럽연합산(made in EU)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서비스 분야는 한미FTA 수준으로 개방하되 환경과 통신 등 일부 분야는 한미FTA 수준 이상으로 개방키로 했다. 협상 막판까지 최대 쟁점사항으로 지목되고 있는 관세 환급과 원산지 문제는 8차 협상에서 심도있게 논의될 예정이다.

 ◇애니콜, 유럽서 날개 단다=한·EU FTA 협상이 타결돼 발효되면 LCD TV와 휴대폰 등 한국산 전자제품이 EU 시장에서 무관세로 팔려 일본산보다 가격경쟁력이 대폭 강화된다.

자동차의 경우 국내 소형차의 EU 수출은 늘겠지만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고가의 유럽 자동차는 국내에서 가격이 인하돼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 EU FTA는 한미FTA에 비해 농업분야에서 민감한 이슈가 훨씬 덜하다. EU는 쇠고기를 자급자족하는 정도인데다 돼지고기는 구제역 등으로 아예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다만 치즈 등 유럽산 유제품의 국내 반입은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한·EU FTA가 발효되면 EU측 서비스 분야의 약진이 주목된다. 법률 금융 화장품 등은 EU측의 경쟁력이 높은 분야다.

 한편 한·EU FTA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지지부진한 한미FTA 비준에도 압박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EU는 G20 정상회의에서 한·EU FTA 협상 타결을 발표,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저지하는데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국제 통상정책 논의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도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며 한미FTA 비준을 서두르는 등 FTA 협상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EU FTA 타결로 미국도 보호무역주의로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국민 세금으로 '불륜 공무원 커플' 해외여행" 전남도청에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