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구긴' 원화, 이제 어깨 좀 펴볼까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9.03.16 15:59

원/달러 환율 16일 43.5 ↓ 1440원, 한달내 최저

-시장 심리와 수급이 하락 쪽으로 기울어져
-매수 세력은 주춤...매도 세력은 "어서 팔자"


지나치게 평가절하됐던 원화 가치가 '되돌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받았던 것을 만회라도 하듯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주말 대비 43.5원 떨어진 14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6일 1427.5원 이후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부터 18원 급락한 뒤 9일 1원, 10일 37.5원, 11일 40.5원 등으로 급락했다. 12일 25.5원 상승하며 하락세가 꺾이는 듯 했지만 13일 다시 13원 하락했다.

이날 하락의 이유로는 △LG디스플레이의 지분 매각 관련 매물 유입 △역외세력의 매도 지속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 공급 △아시아 통화의 미 달러화 대비 강세 등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시장 심리와 수급 여건이 하락 쪽으로 기울어졌다"며 원/달러 환율의 추가하락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자료: 한국은행
◇급락 이유=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1600원선이라는 고점을 확인한 뒤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당분간 상승이 어렵다'는 시장 심리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하락에 대한 시장 심리는 여러 복합요인 때문에 더욱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지난달과 이달초에 걸쳐 단기급등함에 따라 기술적 하락 현상이 나타났다. 또 국내를 비롯 글로벌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인 것도 긍정요인이다.

특히 지난달 글로벌 시장을 강타했던 동유럽발 위기감이 크게 완화됐고, 한국에 대한 '3월 위기설'도 근거 없다는 쪽으로 진정됐다.


게다가 미국 정부의 금융회생 노력에 대해 부분적으로 긍정평가가 나오며, "글로벌 금융시장 및 경제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 팀장은 "각 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던 물량이 1400원 중반대에서 쏟아져 나왔다"며 "여기에다 달러 매수 세력은 '더 빠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한발 물러선 상태"라고 분석했다.

하락 쪽으로 기운 시장심리, 수급 안정(국내 요인) 글로벌 위기감의 단기 약화(글로벌 요인) 등이 한데 어우러지며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전주말 대비 0.57포인트 떨어진 1125.46으로 마감했지만 하락세를 확인한 원/달러 환율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디까지 떨어질까= 원화는 최근 깎인 체면을 다소 만회하고 있다. 올들어 아시아 통화 중 가장 저평가되는 수모를 겪었지만, 최근 가장 가파른 하락속도를 뽐낸다. 원화는 지난주 4.5% 하락하며 아시아 통화 중 가장 좋은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정 팀장은 "시장 흐름상 지난번 하락시 지지선으로 확인됐던 1160~1165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본다"며 "수급이 하락 쪽으로 기울어진 만큼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도 잇따라 환율 전망을 낮출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올 연평균 환율 전망치를 1280원으로 제시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전망치는 1216원, 현대경제연구원은 1250원을 예상한 상태다.

시장과 기관들은 얼마 전만해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에 '올인'했지만 최근에는 저점을 점치느라 바쁜 모습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