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투신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중국본토펀드가 환위험 '굴레' 논란에 휩싸였다. 환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율변동위험(이하 환위험)을 펀드의 잔존 수익자가 떠안도록 상품이 설계된 까닭이다.
이 때문에 환헤지형 펀드인줄만 알고 가입한 투자자들은 자칫 낭패를 볼 수는 상황이다. 또 투자자간 이해상충 문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투신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본토펀드는 환헤지 여부와 상관없이 환매시 발생하는 환위험이 펀드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중국본토펀드에 가입한 투자자가 환매를 할 경우 중국 정부의 해외송금 규제로 환매대금을 받기까지 최고 40일이 걸린다. 운용사는 투자자의 환매요청이 들어오면 펀드의 위안화 자산을 달러 바꾸고, 다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환매대금을 지불한다. 이 과정에서 위안화-달러, 달러-원화 등 두 번의 환위험이 발생하게 되는데 삼성투신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중국본토펀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다. 환율변동에 따라 투자자의 실제 환매대금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운용사는 투자자의 환매대금을 보전하기 위해 환위험을 고스란히 펀드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1억원의 환매대금이 환율변동으로 9000만원이 될 경우 1000만원의 손실은 펀드의 잔존 수익자가 부담하는 꼴이다. 환전 당시 환율이 오르면 펀드 성과가 좋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환율이 급락할 경우 펀드 수익률은 악화될 수 있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환매로 인해 발생하는 환위험을 투자설명서에 고지하고 있고, 펀드 판매시점에 이를 고객에게 확실히 주지시키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운용사의 중국본토펀드가 기관과 개인들이 함께 투자하는 펀드라는 점이다. 지난 13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차이나A쉐어주식펀드'는 총 설정액이 2272억원으로 이중 87% 가량인 1985억원이 미래에셋의 해외펀드 등 다른 펀드가 투자한 금액이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차이나2.0중국본토주식펀드’도 총 설정액 563억 중 550억원은 삼성 계열사 등 주로 법인이 투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투신 관계자는 “대량환매가 발생할 경우 환헤지를 통해 펀드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량환매 기준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했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량 환매시에는 하루만에 위안화를 달러로 환전해놓기 때문에 환헤지형 중국본토펀드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PCA자산운용 등 외국계 운용사들은 중국본토펀드의 이 같은 환위험 문제 때문에 아예 환헤지형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노출형이라고 할지라도 환매대금에 대해서는 환헤지를 통해 펀드 성과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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