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침체' 美 경제 회복 서광 비친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3.13 10:35

(종합)씨티도 BOA, GM 이어 "정부자금 필요없다" 선언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드디어 회복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신호탄일까.

미국의 소매 판매가 예상밖 견조한 모습을 보였고, 뉴욕 증시도 13년래 저점에서 3일 연속 급반등했다. 신용경색을 주도해온 대형 은행들도 잇따라 1~2월 순익을 회복했음을 밝히고 나서 금융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전반적인 경제 상황은 암울하다. 그러나 소매 판매 등 일부 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바닥을 찍었음을 암시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침체를 주도했던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추가 정부 자금 지원이 필요없음을 밝히기 시작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12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 국면에서 극적인 반전이 이뤄지고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소매판매 2개월 연속 견조…희망 살아있다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2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5% 감소를 웃도는 수치다. 앞서 1월 소매판매 수치도 1.0% 증가에서 1.8%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특히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감소했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오히려 0.7%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가 0.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증시도 13년래 저점을 찍고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이날 3.5% 급등하며 7170.06을 기록, 2주래 최고치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9일까지만 해도 13년래 저점으로 추락했다. 일각에서는 다우 4000붕괴 시나리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씨티의 실적 회복 등 금융주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난 최근 3일 동안에만 다우지수는 무려 9.5% 반등했다.

스티븐 콜맨 대다루스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제서야 경제가 정상 세계로 다시 들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 BOA도 씨티 JP모간 이어 순익 대열 가세

금융주들도 올들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을 잇따라 고백하고 있다. 씨티그룹, JP모간체이스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1~2월 순익을 기록했다"고 밝히며 정부의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케네스 루이스 BOA 회장은 이날 보스턴대 CEO클럽 연설에서 "올들어 1~2월 순익을 기록했다"면서 "올해 매출 1000억달러, 세전 및 충당금 이전 500억달러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이스 회장은 "BOA가 현재 진행중인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 추가로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BOA의 주가는 18.7% 급등했다.

리처드 파슨스 씨티그룹 회장 역시 "씨티그룹은 정부로부터 더 이상의 자금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파슨스 회장은 "씨티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자본 건전성이 뛰어난 은행"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씨티그룹이 국유화에 길을 걷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는 이틀전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사내 메모를 통해 "씨티그룹이 1~2월래 수익을 냈으며, 1분기 실적이 최근 1년래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동일선상에 있는 것이다. 씨티그룹 역시 BOA와 마찬가지로 견조한 수익 대열에 올랐음을 강조하는 말로 풀이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CEO 역시 11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1~2월 순익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수익을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주가도 8.44% 올랐고, JP모간체이스는 13.7% 상승했다.

콜맨은 "재무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회의 공격적인 경기부양 조치에 힘입어 자본 조달 비용이 거의 제로 수준까지 떨어짐에 따라 은행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면서 "은행권이 올들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고 평가했다.

◇ GM도 "이달 20억불 자금 지원 필요없다"

뿐만 아니다. 실적 악화와 유동성 압박으로 생사기로에 서 있는 제너럴모터스(GM)마저 정부 자금 지원 없이 이달을 버틸 수 있다고 밝혔다.

GM은 성명을 통해 "지난 2개월간 비용 절감을 가속화한 결과 당초 이달내로 정부에 지원을 요구했던 20억달러의 자금 없이도 생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GM은 재무부로부터 134억달러의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추가로 300억달러를 요청했다. GM의 주가는 이날 17.2% 상승했다.

마이클 울포크 뱅크오브뉴욕멜론 투자전략가는 "견조한 2월 소매판매 지표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이 침체로 완전히 나가떨어진 것은 아니란 희망이 싹트고 있다"면서 "물론 정상적인 회복이 이뤄지기 전에 고용 증가와 신용 시장 회복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이클 셸던 RDM파이낸셜 수석 투자전략가는 "2개월 연속 소매 판매가 견조했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공포에서 벗어나 다시 상점으로 몰려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3월까지 소매판매 호조가 지속될 경우 부정적인 1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고용 회복이 더디기 때문에 경제 회복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용 침체가 아직 중단될 신호가 없기 때문이다.

이안 셰퍼드슨 하이프리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감소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사람들의 소득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과 같은 소매 판매의 증가가 지속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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