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명품 "환율이 수입장벽"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 2009.03.13 08:09

1유로 2000원 육박, 가격급등에 수요 '뚝'

"다시 볼 때까지 안녕, 루이비통."(Au Revoir, LOUIS VUITTON)

지난해 프랑스산 와인과 이탈리아제 명품을 즐기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유럽산 가격이 너무 뛰어버린 탓이다. 이제 칠레산 와인에서 풍미를 즐기고 실용적인 가방에서 만족감을 느껴야 할 형편이다.


원/유로 환율이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유로존 상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꺾여 상대적인 박탈감마저 느낀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로 내려섰지만 유로화 환율은 지난달 23일 1923.34원 이후 11일까지 13일 연속 1900원대를 유지했다. 원/유로 환율은 지난 9일 1991.21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지난해 9월1일 1596.69원에서 24%가량 급등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에서 수입되는 명품과 와인 등의 국내 판매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디자인 등 전문서비스 수수료도 덩달아 상승, 국내기업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홍콩에서 중계무역을 하는 J씨는 "지난해 말까지는 가격이 올라도 한국에 명품수요가 있는 편이었다"며 "유럽산 명품은 대개 보름 단위로 가격을 책정해 수입 여부를 결정하는데 올해 수요가 급감해 수입선이 유지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와인가격이 환율 급등의 여파로 이미 크게 올랐다"며 "기존 와인 수입상들이 유럽산을 피해 칠레나 호주로 수입선을 대거 옮겼다"고 전했다.

20대 명품 매니아는 "루이비통 스피디30 가격이 지난해 8월 70만원 정도였는데 최근 90만원을 넘는다"며 "안사면 그만이지만 가격이 계속 올라 박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원/유로 환율이 고공행진을 펼치는 것은 유로화가 달러화와 반대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도 원/유로 환율은 상승한다.

지난달부터 불거진 동유럽발 위기로 유로화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유로 환율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임재환 신한은행 이종통화 딜러는 "최근 달러/유로 환율은 최저점 1.24달러보다 다소 높은 1.27달러 초반에서 거래되는데 시장에서는 적정레벨을 1.35달러 정도로 보고 있다"며 "달러/유로 환율 상승세가 더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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