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패러다임 바꾸자'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 2009.03.12 09:12

[CEO에세이]경제, 회색을 어떻게 만들지 생각해야

경기침체의 한파가 한국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를 비롯해서 각 기관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찾는데 부심하고 있다. 하지만 별 뾰족한 대안이 와 닿지 않는다.

며칠 전 KBS 밤 프로그램인 '대한민국, 길을 묻다'에서 '경제, 패러다임을 다시 본다'는 강연이 있었다. 강사는 싱가포르 국립대에 재직 중인 신장섭 교수였다.

그는 작년 말에 '한국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는 저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의 진단과 해법의 상당부분이 대다수 한국의 경제학자들에 비해 매우 신선하다. 그래서 그의 전개를 독자와 함께 공유코자 한다.

신 교수는 현재 경제위기의 구조를 10년 전, IMF구조조정 이후 전환된 한국경제의 패러다임에서 찾는다. 한국은 IMF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 금융시장은 지금도! 불안정하다. 또 그동안 성장률 역시 저조했다. 이제 한국의 경제 패러다임을 새로운 눈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경제 새로운 패러다임의 방향은 ‘창조’, ‘실용’, ‘주체성’

경제신문기자로 출발했기에 현실경제를 피부로 느낀 경험과 싱가포르대학 경제학과 교수로 세계 경제에 대한 폭넓은 연구와 심도 있는 분석을 바탕으로 한국 밖에서 세계 속의 한국경제를 날카롭게 진단하고 있다.

그는 한국경제 패러다임의 새로운 방향을 '창조' '실용' '주체성'이라는 화두를 통해 쉽고도 명쾌하게 제시한다.

첫째, 글로벌 스탠다드와 같이 해외에서 남이 얘기하는 것을 쫓지 말고 주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찾아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른다는 한국개방 전략을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한다.


둘째, 시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시장지상주의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실용주의로 가야 한다. 시장이냐 정부냐 하는 흑백논리로 보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흑백이 섞인 회색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셋째, 경제 문제에는 정답이 없다. 교과서적인 정답을 찾아가는 교조주의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 한국이 처한 현실에서 문제들을 창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위에서 제시한 관점으로 한국이 당면한 외환·금융위기 극복전략이다. 우선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자산을 국내로 끌고 들어오는데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또 '국채 매입운동'을 하자. 환율문제는 각국의 현실에 맞는 환율제도를 택해야 한다. 어떻게 통화 헤게모니를 갖고 있지 못한 나라가 통화 헤게모니를 갖은 나라와 똑같은 시스템을 갖고 있는가?

◇교조주의를 버리고 현실을 창조적으로 풀어야

산업·금융 동반성 전략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동안 한국의 금융산업은 '나홀로 성장'을 해왔다. 그리고 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능은 붕괴됐다. 은행이 기업부분에 자기자본을 공급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빨리 만들어야만 장기 성장이 가능하다. 주체적 개방전략은 어떤 것인가. 한국이 1997년 금융위기 이후 '개방'을 대폭 강화했다. 그러나 과거 한국경제의 성공은 '패쇄'가 아닌 타이밍에 맞는 '적절한 개방' 때문이었다.

영국은 최초로 산업혁명을 성공했다. 그래서 국가간 경쟁력이 우위에 있을 때 개방을 하고 타국에도 개방을 요구했다. 그러나 산업화가 조금 늦은 당시의 불란서는 보호무역주의를 지켰다. 개방해도 큰 충격이 없을 즈음 '적절한 개방'으로 윈윈 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내세우는 '구호'와 그 뒤에 숨어있는 '이해관계'의 실상을 잘 판단해야 한다. 한국의 각 경제주체가 모두 신 교수의 제안을 경청했으면 한다. 그런 후 재벌문제를 불식시키면서 '보다 나은' 대안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아갔으면 좋겠다.(리즈경영컨설팅 대표, 한국CEO연구포럼 연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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