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투자 '꽃남' 손실제한형ELS 불티

임상연 박성희 기자 | 2009.03.12 12:00

100억모집에 371억 모이기도..대형 증권사 판매전쟁 후끈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 손실을 제한하는 스텝다운형 주가연계증권(ELS)이 안정투자 '꽃남'으로 인식되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과거 고수익을 위해 원금 손실을 담보로 했다면 행사가격을 상황에 낮추어줌으로써 손실을 제한하며 안정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

삼성증권은 12일까지 삼성화재와 삼성물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2340회'(공모)를 판매한다. 이 상품은 이제껏 출시된 ELS와 달리 원금 손실 발생 구간, 즉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다시 말해 기존 '스텝다운형'이 투자 기간 중간에 단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의 주가가 정해진 범위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이 났지만 이 상품은 만기 당일 종가만 조건에 맞으면 연 22.5%의 수익을 얻는다. 2년 동안 주가가 제 아무리 많이 빠져도 조기상환 평가일이나 만기일 종가만 정해진 범위에 있다면 원금을 잃을 위험은 없다는 말이다.

이런 '수퍼스텝다운형'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 주 삼성증권이 판매한 'ELS 2324회'(공모)는 100억원 모집에 371억원이 몰렸다. 지난 해 말 증시 약세로 10억원 모이기도 힘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3.7대 1의 경쟁률은 이례적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한층 줄인 덕에 삼성증권의 지난 달 ELS 판매액은 지난 해 12월 121억원, 1월 409억원에서 1589억원(공·사모 포함)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 기간 9개 주요 증권사 공모 ELS 총 판매액은 1958억원으로 이 가운데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하나대투증권의 '수퍼스텝다운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18.5%에 달한다.


우리투자증권이 출시한 신용연계증권(CLN)도 인기다. 최근 판매한 상품은 대한항공 CLN으로, 대한항공이 망하지 않으면 분기마다 연 8.3% 수익을 준다. 대신 파산이나 지급불이행, 채무 재조정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원금의 20%만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의 국내 신용등급은 'A' 등급. 웬만해선 원금을 잃을 걱정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달 대한항공 CLN을 처음 선보인 후 고객 호응도가 높자 동일한 상품을 한 번 더 내놨다.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52억원어치를 팔았으니 최근 같이 한파가 몰아치는 금융시장에선 꽤 장사를 잘한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해 증시 급락으로 손실 난 ELS가 속출했지만 올해는 시장 상황에 맞게 원금 보장성을 강화한 파생상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며 "자본시장통합법으로 투자 위험 분류가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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