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12일까지 삼성화재와 삼성물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2340회'(공모)를 판매한다. 이 상품은 이제껏 출시된 ELS와 달리 원금 손실 발생 구간, 즉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다시 말해 기존 '스텝다운형'이 투자 기간 중간에 단 한 번이라도 기초자산의 주가가 정해진 범위 아래로 내려가면 손실이 났지만 이 상품은 만기 당일 종가만 조건에 맞으면 연 22.5%의 수익을 얻는다. 2년 동안 주가가 제 아무리 많이 빠져도 조기상환 평가일이나 만기일 종가만 정해진 범위에 있다면 원금을 잃을 위험은 없다는 말이다.
이런 '수퍼스텝다운형'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 주 삼성증권이 판매한 'ELS 2324회'(공모)는 100억원 모집에 371억원이 몰렸다. 지난 해 말 증시 약세로 10억원 모이기도 힘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3.7대 1의 경쟁률은 이례적이다.
원금 손실 가능성을 한층 줄인 덕에 삼성증권의 지난 달 ELS 판매액은 지난 해 12월 121억원, 1월 409억원에서 1589억원(공·사모 포함)으로 급격히 늘었다. 이 기간 9개 주요 증권사 공모 ELS 총 판매액은 1958억원으로 이 가운데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하나대투증권의 '수퍼스텝다운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18.5%에 달한다.
우리투자증권이 출시한 신용연계증권(CLN)도 인기다. 최근 판매한 상품은 대한항공 CLN으로, 대한항공이 망하지 않으면 분기마다 연 8.3% 수익을 준다. 대신 파산이나 지급불이행, 채무 재조정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원금의 20%만 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의 국내 신용등급은 'A' 등급. 웬만해선 원금을 잃을 걱정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달 대한항공 CLN을 처음 선보인 후 고객 호응도가 높자 동일한 상품을 한 번 더 내놨다.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52억원어치를 팔았으니 최근 같이 한파가 몰아치는 금융시장에선 꽤 장사를 잘한 셈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해 증시 급락으로 손실 난 ELS가 속출했지만 올해는 시장 상황에 맞게 원금 보장성을 강화한 파생상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며 "자본시장통합법으로 투자 위험 분류가 강화되면서 이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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