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값 게 섰거라", 음료물가 잡는 공정위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09.03.09 16:39

(상보)음료업체 담합조사… 식품업계, "가격인상 불가피"

공정위가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해온 식품업체들을 대상으로 가격 담합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공정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5개 이상의 주요 음료업체를 대상으로 몇 차례 직권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 밝힐 수 없다"며 "조사대상에 롯데칠성, 한국코카콜라, 해태음료, 동아오츠카, 웅진식품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해당업체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 유통, 판매하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거나 동종 업체들 간 가격인상을 위한 담합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식품이 물가 집중단속대상이라 (공정위가)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집중단속대상이니 담합 조사도 당연히 포함돼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식음료업체들은 원자재값 상승과 환율 급등으로 올해 들어 도미노처럼 제품가격을 올렸다.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는 지난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주력제품 가격을 7%~15%까지 인상했다. 1.8리터 '코카콜라'는 7% 정도, '환타'와 '미닛메이드주스'도 캔과 페트병 제품을 5~15% 정도 올렸다.


코카콜라음료의 홍보·마케팅을 맡는 한국코카콜라 측은 "오렌지 값이 최대 40%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높아 주스가격을 15%까지 올렸다"며 "설탕, 박스, 포장재 값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도 지난달 1.5리터 '사이다' 가격을 7% 정도 상향 조정했다. 편의점 주력제품인 캔 커피 '레쓰비마일드' 가격도 8.3% 가량 올렸다. 지난해 말까지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던 웅진식품도 이달 초 '자연은' 일부 품목의 가격을 3~4% 인상했다. 나머지 품목에 대해서도 협력사에 가격인상 안내 공문을 보낸 상태다.

하지만 업체들은 경영환경 악화로 가격을 올렸을 뿐 의도된 '담합'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지난해 8~9월 페트병과 캔 납품업체의 공급가격을 각각 10%, 20%씩 올려줬고 설탕가격도 15%나 올랐지만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 가격인상이 부득이하다"고 밝혔다.

서민 물가관리도 좋지만 식음료업체들의 영업환경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익명의 식품업체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정부의 물가 관리에 동참해 작년에 밀가루 값을 내렸지만 국제 밀가루 값 인상과 환율상승이 겹치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지 않았느냐"며 "물가관리도 좋지만 모든 식품업체들에게 적자를 강요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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