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현금 3.6조 끌어모은 이유는?

더벨 김동희 기자 | 2009.03.09 11:55

현금성자산 전년비 6배...설비투자·유동성 확보 용도 추정

이 기사는 03월02일(17:2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 업계 1위 SK에너지가 지난해 외부 차입을 통해 무려 3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와 환율 등 불안한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유동성을 확보한 것 분석하고 있다.

현금 비중 4배로..유동성 확보

지난해 말 SK에너지의 현금성 자산은 3조6211억원으로 2007년말에 비해 2조9736억원이 늘었다. 2007년말 보다 6배 많은 규모다. 총자산 대비 현금성자산 비율은 4.12%에서 16.12%로 4배가량 높아졌다. 지주회사로 인적 분할하기 이전인 2006년과 비교해도 마찬가지. 규모로는 2조2992원이 늘었다.

이 같은 SK에너지의 현금성자산 증가는 국내외 금융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석유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다가 환율과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SK에너지는 지난해 유가와 환율의 급등락으로 운전자금 부담이 늘었다. 지난 2007년말 3조원 남짓이던 운전자금 부담은 지난해 말에는 3조6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국제유가와 환율이 널뛰기하던 3분기에는 4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지난 2007년에는 지주사 분할 등의 특수요인으로 현금성자산이 많이 줄었다"며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현금을 확보했지만 2006년과 비교하면 과도하게 증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대적 차입...차입금, 5조원에서 1년만에10조원 육박

지난해 SK에너지는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영업을 통해 상당한 현금을 창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외부 차입에 나섰다.

지난해 말 SK에너지의 차입금은 9조7887억원으로 지난 2007년말 보다 5조288억원이 늘었다. 단기차입금이 1조4826억원에서 3조5724억원(무역금융 2조685억원포함)으로, 장기차입금(외화 포함)도 7550억원에서 1조7972억원으로 급증했다. 회사채 발행(외화 포함)역시 2조5222억원에서 4조4191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무역금융(1조306억원)을 제외한 차입금 증가액은 4조3629억원이다. 여기서 유동성장기부채와 장기차입금 상환 규모(1조904억원)을 감안하면 3조2727억원이 순증했다. 지난해 현금성 자산이 늘어난 것(2조9736억원)과 얼추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SK에너지가 추가 차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신용등급을 강등, 재무구조 개선 필요가 더 커진데다 설비투자를 위한 장기 자금도 조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적정 현금보유는 기업의 재무정책마다 다르겠지만 설비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면 더 많은 현금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미 무디스 등에서도 재무레버리지를 우려한 만큼, 투자자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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