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편지 2탄…"잡셰어링은 절미통 정신"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9.03.09 10:43

홈페이지에 편지 뛰워

"금모으기의 저력이 세계를 놀라게했듯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위기극복은 대한민국을 다시 보게 만들 것을 믿습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취임 한달을 맞아 소속 직원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날 재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인터넷 편지에서 "일자리를 나누는 것은 임금 지급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그는 "일자리가 가져오는 심리적 안정감, 사회통합 효과, 가족해체 방지, 긍정적 감성의 확산, 공동체 연대감 등은 우리 사회의 건강성 회복은 물론 경제 재도약을 위한 커다란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그런 점에서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한 기업과 근로자는 나라의 위기극복에 동참했다는 자긍심을 가져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나눈 것은 희망이고, 미래"라고 추겨세웠다.

윤 장관은 어릴적 모친의 절미통 사례도 소개했다. "집집마다 부뚜막에 절미통이라는게 있었고 어머니는 밥을 하실 때 늘 쌀 한줌을 덜어내 절미통에 넣곤 하셨다. 이렇게 모인 절미통의 쌀을 부녀회에서 모아 마을의 가난한 사람을 돕거나 마을 공동사업에 썼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윤 장관은 "쌀 한줌을 덜어 모으는 절미 풍습은 아주 옛날부터 면면히 이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우리민족 공동체 문화와 유대감을 엿볼 수 있는 풍습이자, 말 그대로 십시일반의 정신이 일상에 녹아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쌀 한줌을 덜어냈던 그 마음이 저는 우리가 경제위기 극복대책의 하나로 선택한 잡셰어링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렇게 나눠진 일자리가 팍팍한 살림살이를 조금이라도 펴주고, 이렇게 지급된 임금이 우리사회의 실질구매력을 높여 소비침체를 막는다면 그야말로 한국은 경제위기 극복의 새로운 교과서를 쓰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일자리 나누기를 법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정교한 정책을 만들어 달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과 시장의 욕구를 정확히 읽어내고, 멀리 보고, 넓게 보며 긴 호흡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습관을 유지해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윤 장관은 "경제한파를 빨리 끝내거나 우리 경제의 봄날을 앞당기는 것은 정부와 국민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다"며 "시간을 빠르게 돌릴 수는 없지만 시간이 우리편이 되도록 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뒤돌아보면 지난 한달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여러분과 함께 쉴새없이 뛰었고, 준비한 정책을 착실하게 추진했지만 대외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안타깝다"는 심경도 밝혔다.

윤 장관은 "원인이 무엇이든 민생에 무한책임을 져야하는 정부로써는 국민께 송구한 심정"이라며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이 어느나라보다 먼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굳건해진 한달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그 자신감의 근저에는 여려분이 있다. 특히 일상화된 야근과 주말 근무로 고생하는 여러분에게 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다"는 말로 편지를 맺었다.

한편 윤 장관은 지난달 20일에도 재정부 직원들에게 인터넷 편지를 띄웠었다. 윤 장관은 당시 "직원들과 악수를 하고 등도 두드려 따뜻한 장관이란 소리를 듣겠다는 소박한 욕심이 있었지만 큰 욕심이었다"고 직원들과 가깝게 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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