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을 옥죄는 이유..보이는 것만 믿자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 2009.03.09 08:10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진실 혹은 거짓<2>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두 번째 이야기...동유럽을 옥죄는 이유가 야릇하다

얼마 전 필자는 동유럽에 그리 큰 위험이 없지만 매스컴에 의해 위험이 고조될 수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시에 동유럽 대부분의 나라는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보다 그리 높지 않았었고 우리나라 보다 환율 상승률도 크지 않았었다.

하지만 최근 이들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에게서 화폐는 아주 가파른 속도로 그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이들 나라들은 환율 안정을 위해서 막대한 외화를 쏟아 부었지만 이런 정부의 노력이 오히려 이들 나라에 달러화 고갈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전격적인 부도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기준점인 1000BP를 넘어서는 나라는 없다(이미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한 나라 빼고)

현재 러시아와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루마이나 리투아니아 정도가 800BP 주변에서 거의 플랫포옴을 형성하고 있는 정도다.

이들이 더욱 위험해진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매스컴 때문이었다. 약은 언제나 독이 될 수 있다. 매스컴은 우리에게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는 아주 중요한 매체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 매스컴이 자칫 더 큰 위험을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무리 좋은 실적의 회사도 매스컴이 일제히 위험을 경고하게 되면 신용줄은 막혀버리게 되고 결국은 부도가 나게 된다.

그런데 별 위험이 없다고 생각한 동유럽에 대한 집중적인 기사들이 최근 왜 언론을 통해 자주 나오는지에 대한 이유도 결국 달러화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은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다.

동유럽의 부실이 더욱 진행될 경우 가장 수혜를 보는 것은....또다시 “달러”다. 현재 가장 위험해 보이는 나라는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우크라이나 정도가 아닌가 싶다. 물론 이들 채무를 모두 합쳐봐야 경우 전체 동유럽 채무의 8%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동유럽이 문제가 될 경우에 그것이 2차 금융 위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경계를 늦추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왜일까? 왜 코딱지 만한 동유럽 국가 몇 개의 위기가 전체 위기로 번질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서유럽은 대표적인 채권 국가이다. 든든한 채권 국가들을 옆에 두고 있는 서유럽은 철저하게 차입경제 체제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위에서 거론한 에스토니아의 경우 외화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이 250%나 많다. 당연히 디레버리징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서유럽은 지금까지 주로 세계 시장에서 자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해왔다. 지금도 세계 자본시장에서 유로지역에 대한 자금 의존도는 무려 69%를 차지하고 있다. 즉, 세계 대부자금의 69%가 유럽으로부터 차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동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들도 거의 서유럽 자금이 돈줄이 되고 있다.

만약 이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또다시 서유럽의 은행들은 자본금을 확충해야만 하고 그러면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투자금을 회수해야만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전체 해외 채무 중에서 57%가 유럽계 은행으로부터 차입을 한 것이다. 즉 동유럽이 문제가 되면 서유럽에서의 자본 확충에 우리나라도 채권연장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그 때문에 최근 환율도 급등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다시 말하면 동유럽의 붕괴는 그 규모는 작더라도 전세계 디레버리징의 기폭제가 될 수는 있다.

즉 지금 위기에 빠진 나라들은 전체 채무 중에서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이는 서유럽 은행들에게 자본 확충을 유도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궁극적으로 달러화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앞서 거론했듯이 동유럽의 국가들이 디폴트에 빠질 경우 IMF가 주도해서 이들 나라들에게 달러화의 표밭을 넓힐 수 있다는 직접적인 수혜도 받을 수 있다.

결국 1차 수혜와 2차 수혜를 모두 달러가 독식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서 이들 동유럽의 위기설에 배후도 용의선상에 달러화를 올려놓는 것 역시 전혀 어색한 발상은 아닐 것이다.

-보이는 것만 믿자

시장이 현재 진행되는 상황만으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이번 금융참사에서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머쥘 나라는 미국이 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앞서 필자는 A와 B라는 사람의 대출자와 대부자의 입장에서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수혜를 누가 가져가는지의 예를 들었었다.

당연히 지금까지 미국은 화폐를 빌려 쓰는 입장에 늘 있었고(엄청난 채권을 발행했다) 그 채권을 주로 산 쪽은 최근 중국이 나서기 전까지는 유럽 쪽이었다.

즉 위기로 인해 달러화의 지배력은 커지는 반면에 유동성 공급이라는 핑계로 무분별한 화폐의 발행을 정당화 시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채권 국가였던 서유럽은 엄청난 화폐발행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된다. 또한 엄청난 채무를 가지고 있는 미국은 실질적인 채무탕감의 효과를 가지게 된다.

그러니까...사고는 미국에서 쳤고 그에 대한 벌은 유럽에서 주로 받게 되고...나중에 졸업식에서 표창장은 미국이 받게 되는 이상한 스토리가 지금 전개되고 있다.

젠장...누구도 믿을 수가 없는 세상이다. 최근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긴 되었는데, 시작하자마자 금융자본과의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다. 불협화음이 깊어지면서 시장은 CDS의 추가적인 상승 없이도 하락을 해왔다. 그런 모습을 필자는 아무런 의심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해석을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게 진짜 불협화음인지 아니면 의도된 불협화음인지 조차 분간이 잘 가지 않는다.

금융시장과의 불협화음이 보도되면서 미국 시장은 별 위험 없이 잘도 내려가고 있고 이를 보는 세계인들의 이목은 미국 시장의 급격한 조정을 통해 시장이 위험하다는 것을 그대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 시장의 급락은 더욱 강한 디레버리징을 유도하고 있고 이로 인해 차입경제의 대부분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동유럽은 대부분 심각한 차입경제에 의존하고 있어 이들 나라들의 위기설이 더욱 정당화되고 있다.

그러니까 결국 오바마와 금융자본과의 불협화음도 종국적으로 달러화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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