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1/3법칙과 미국발 위기의 진실

박문환(샤프슈터) MTN기자 | 2009.03.09 07:29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진실 혹은 거짓<1>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요즘 세상을 두루 살펴보면 추위를 녹이기 위해 잠시 지펴놓은 모닥불의 불씨가 산 전체를 태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 금융참사로 인해 많은 이들이 돌이키기 힘든 난관 속에 빠져 버렷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아무리 긴 침체도 1년 이내에 모두 끝이 났었지만 이번 침체는 그 바닥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져 들고 있다.

CNBC의 인기 프로그램인 “매드머니”에서는 거의 평생 동안을 투자의 달인으로 칭송받고 있었던 워렌 버핏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실수가 온전하게 용납을 받을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장에는 2/3, 1/3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이는 전체 손실의 2/3가 하락 파동 마지막 1/3에 집중된다는 것이다.하락장에서 아무리 잘 대응을 했어도 마지막 하락 파동 1/3에서 잘못하게 되면 그 이전에 아무리 잘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위에서 워렌 버핏도 하락장을 잘 기다렸다가 잔뜩 은행주를 샀지만 결국 마지막 1/3의 하락파동을 피하지 못해 평생을 이룬 신뢰에 금이 가버렸다.

2/3 1/3의 법칙은 최근 상당히 많은 곳에서 관찰이 가능하다.

지난 30개월 동안 기존주택의 중간가격은 25%나 하락했다. 그런데 고점에서 10% 하락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이 16개월이나 된다. 즉 나머지 주택가격의 하락도 가장 최근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를 선언한 2007년 12월 이후 미국에서는 440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하지만 이 중에서 220만명의 일자리수가 최근 4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사라졌다. 역시 2/3 1/3 법칙을 잘 보여주는 예라고 볼 수 있다.

고통이 가장 큰 시기에 누구의 잘잘못을 따져 묻는 것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이 금융참사를 통해서 가장 큰 수혜를 받았다면 역시 “달러화”가 일순위에 오를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전체 상업거래에서 최대 45% 미만까지 떨어졌었던 달러화가 이제는 IMF 구제금융이라는 명목으로 점차 원상태로 복귀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에 걸쳐 달러화를 배척하고 유로화를 썼던 지역까지 달러화는 깊숙이 침투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기축통화로서 다시 인정을 받게 되었고 이렇게 다시 달러화가 재신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누가 뭐래도 금융위기가 일등공신이었다.

게다가 IMF의 지원을 받는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IMF의 몇 가지 요구사항에 따라 주어야 하는데 이 제한사항들이 주로 달러화 체계에 유리하게 진행되는 것들이라면 적어도 향후 10년 이상에 걸쳐 달러화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제일 먼저 그 피해자의 죽음으로부터 누가 가장 수혜를 보는가를 살피는 것이 기본이다. 그렇게 해서 용의자를 먼저 추려낸다.

금융 참사 역시 그런 측면에서 용의자를 추려내 보면 왜 항상 막판에는 달러화가 그 용의선상에 늘 올라가게 될까?

흔히... 약 10년 마다 한 번씩 어김없이 찾아오는 달러화의 위기에 대해 말을 하면 음모론이니 어떠니 하는 말을 주로 듣게 된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고의?


물론 필자는 여러 가지의 금융 위기들이 적어도 고의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고의였을 가능성도 있다는 증거가 몇 가지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생각해보자. 물론 필자에게 용의자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고려대상도 아니다. 또한 “진실 혹은 거짓”이란 프로처럼 나중에 정답이 밝혀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모든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첫번째 이야기...겨우 1%가 전체 위기의 시발점이었다?

지난 주말 USA 투데이가 보도내용을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하나 있다. 미국의 신용위기를 촉발한 부동산에서의 차압이 겨우 미국 전체에서 35개 카운티에서 집중적으로 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작년 미국에서 신청된 주택 차압 건수에서 절반인 150만 건 이상의 차압 신청이 전국 12개 주에 있는 35개 카운티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내용의 보도에는 물론 부동산 가격 조사 업체인인 “리얼티 트랙”의 자료가 인용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 확인이 좀 필요하다.


하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 웃기는 일이다. 35개 카운티라면 미국 전체 카운티의 1%에 불과한 지역이다.

이들 지역을 보면 주로 캘리포니아의 남부지방과 라스베이거스과 피닉스 플로리다주 남부지방과 워싱턴 주 등 지난 10년 새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가 갑자기 거품이 빠져 버린 지역이다.

물론 디트로이트 등 자동차 산업의 몰락과 함께 어쩔 수 없이 부동산이 몰락한 지역도 있었지만...아무튼 분명 아주 작은 지역으로부터 이 위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무척 흥미롭게 느껴진다.

왜 하필이면 이들 지역에서만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게 되었을까?

또한 부동산 폭등에 관여했었던 은행들이 왜 이 지역에서만 주택에 대한 대출을 아무런 자격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확대했을까?

특히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네바다의 4개 주에 있는 8개 카운티에서만 작년 전체 주택 차압에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의혹이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일이 언론에 드러나기 시작한 이유는 오바마 행정부가 주택 차압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750억 달러를 투입해서 차압위기에 놓인 가계에 대출금 상환 조건을 완화해주고 주택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세부 실행계획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주택 차압사태가 미국 전체에 확산된 것이 아니라 몇 몇 카운티에만 집중되었기 때문에 정책에 형평성 논란을 가져오면서 우연히 밝혀졌다.

즉, 모든 금융위기의 시발점인 주택과 관련된 지원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자금을 편성해서 막상 지원을 개시하려다 보니 미국 전체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겨우 몇 군데에서만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 되고 이는 결국 전체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거두어 들여서 동네 몇 곳에 집중적으로 지원을 해야 하는 괴이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체 미국 카운티 중에서 20%에 달하는 650개 카운티에서는 2006년 이후로 주택 차압 건수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가 워낙 넓다 보니 행정력이 구석구석에 미치지 못하고 거의 지방자치를 통해 독립적인 정책을 수립하다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시스템 상 미국에서 주택에 대한 모기지를 공급하는 것은 주로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국책 모기지 업체들이었다면 과연 몇 개의 카운티에서 집중되었던 말도 안되는 주택 버블이 단지 감리감독의 부재라고 그냥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근무하는 그 많은 사람들이 미국 전체 중에서 몇몇 곳에 집중되는 대출에 대해 아무도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머리가 무거워진다. 하지만 사실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필자의 고객 중에 한 분은 최근 1500원을 넘는 환율에서 이익을 보기 위해서 환율이 1000원 할 때 하와이에 사두었던 아파트를 팔아서 다시 우리나라로 가져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부동산 중개인들은 매수했던 가격보다 2만 달러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한참 주택가격이 떨어졌다고 생각을 했는데 더 올랐다니 말이다.

지금까지 금융참사의 주역이었던 주택가격 하락도 결국 몇 몇 카운티에만 집중이 되었다 보도는 적어도 하와이만큼은 증명이 된 셈이다.

정말...미국이 달러화를 지키기 위해서 금융 참사를 만들었을까?

일부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 부동산 버블을 만들고 그 버블을 터뜨려서 모기지 채권 가격을 내리고 은행들을 부실화 시켜 문을 닫게 하고...그렇게 해서 조성된 위험을 매스컴을 통해 증폭시켜 달러화 위기를 만들었다는 말인가?

정말 터무니 없는 가정이다. 하지만 미국에게 있어서는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약간의 트릭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다.

생각해보라. 만약 A 라는 사람이 B 라는 사람에게 10만원의 돈을 빌려 주었다. 돈을 빌릴 당시에 쌀값이 한 가마에 1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20만원이라고 해보자.

그럼 A 라는 사람은 빌려줄 당시의 구매력에 절반만 다시 되돌려 받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바꾸어 말하면 B 라는 사람은 구매력 기준으로 환산하면 쌀 한가마니를 빌려 쓰고는 반가마니만 갚은 것이 되기 때문에 돈을 빌림으로서 쌀 반가마니의 이익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뇨리지”다.

즉, 화폐의 발행자는 물가가 올라감으로써 국민들에게서 막강한 시뇨리지를 취하게 되는데 국제적인 통용화폐인 달러화 역시 알게 모르게 엄청난 시뇨리지를 취할 수 있다. 미국이 엄청난 적자에도 불구하고 흥청망청 쓰고도 무사했던 것은 바로 달러라고 하는 황금알을 낳아주는 오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달러화가 2006년까지 위기를 맞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중국이 달러화의 매입을 중단을 선언하게 되었고 우리나라도 외환 다변화를 천명하였으며 중동의 여러 나라들이나 동유럽의 국가들이 달러화를 하나 둘 버리기 시작했었다. 달러화의 위기는 그 때 이미 시작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달러화를 구하기 위해 모두 혈안이 되어 있다. 당연히 이번 금융참사에서 최고의 수혜를 달러가 입었다는 것이 사실이란 측면에서 본다면 충분히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킨 용의자 선상에 최우선적으로 미국이 올라와 있어야 하는 것은 전혀 무리한 억측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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