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아시아 리더를 꿈꾼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송기용 기자 | 2009.03.08 12:00

신아시아 외교구상 발표 배경과 의미

이명박 대통령이 8일 발표한 '신(新)아시아 외교구상'은 지난 1년간 거둔 외교성과에 대한 자신감에서 출발한다.

우리 외교의 최대 과제인 한반도 주변 4강과의 관계를 탄탄히 다졌고 주요 20개국(G20) 의장국 선출 등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여세를 몰아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남태평양으로 외교 지평을 넓히겠다는 것.

이 대통령은 전날 수행기자단 만찬에서 "지난 1년간 4강 외교를 끝냈다"며 "그 결과 한·미·일 3국이 하나의 축이 됐고, 한·중·일도 특별한 외교관계가 됐다"고 평가했다.
참여정부 시절 갈등을 겪었던 대미관계를 복원하고 중국, 일본과 3국 정상회담을 정례화 시키는 등 4강 외교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자부심이 묻어난다.

이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신흥국의 입장을 대변하며 아시아의 책임 있는 지도자로 부상한 것도 신아시아 외교를 펼칠 수 있는 배경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 개최된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향후 12개월 내 새로운 무역장벽을 세우지 않는 동결조치를 취하자는 '스탠드 스틸(Stand still)'을 제안했다. 또 지난해 7월 일본 도야코에서 개최된 선진 8개국(G8) 확대정상회의에서는 선진국 녹색성장 기술의 개발도상국 이전을 촉구하는 등 선진국과 후진국간 가교역할을 수행했다.

여기에 대국인 중국, 일본에 대해 아시아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경계심 등으로 한국이 주요 국제문제에 있어 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심화시켜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고 있다.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에 편중된 기존 대아시아 외교에 대한 반성도 신아시아 외교구상을 낳았다. 우리의 국력신장에 걸맞게 사실상 중국, 일본으로 제한됐던 대 아시아 외교를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경제 뿐 아니라 안보, 문화, 에너지, 녹색성장 등 전 방위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용한 것.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G20 의장국 선출과 아시아 대국인 중국, 일본과의 협력관계 진전 등으로 한국이 아시아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됐다"며 "현 시점이 아시아 주요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적기"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아시아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주지역 공관장 간담회에서 "세계의 중심이 서(西)에서 동(東)으로 움직이고 있고, 이런 현상이 날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고 아시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아시아는 인구가 38억 명으로 세계 전체의 52%를 차지하고 있고 국내총생산(GDP)과 교역액이 10조7000억 달러, 8조 달러로 각각 21%, 26%를 기록하는 등 북미, 유럽연합(EU)과 함께 세계 3대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은 지난해 대아시아 교역량이 4138억 달러로 전체의 48%를 차지하고, 아시아 투자액이 108억 달러로 전체 해외투자의 53%에 달할 정도로 아시아 의존도가 높다. 세계 최대의 인구와 시장,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갈수록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아시아와의 협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은 "신아시아 외교구상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 등이 퇴조하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아시아에서 한국의 지위와 역할을 격상시켜 재편되는 국제사회 질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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