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4% 급락 "中, 기대보다 큰 실망"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03.06 07:00

[뉴욕마감]중국 부양기대 무산..GM·씨티 폭락 선두

미 증시가 전날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4% 대 급락했다.

대형 은행 신용등급 하향 경고와 중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하루만에 상승 탄력을 상실했다.
내일로 예정된 고용지표가 사상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로 '선매도'심리도 가세했다.

GM의 회계법인이 생존가능성에 의구심을 표명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81.40포인트(4.09%) 떨어진 6594.44로 마감, 1997년 4월 15일이후 12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2007년 10월 고점대비 하락률은 53.4%.

S&P500지수는 30.32포인트(4.25%) 떨어진 682.55로 1996년 이후 최저치, 나스닥지수 역시 54.15포인트(4.00%) 내려간 1299.59로 장을 마쳤다.

중국발 훈풍이 아시아 유럽을 거쳐 미국에 미쳤던 전날과 정반대였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재정지출을 대폭 늘려 재정적자를 9500억위안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관심을 모았던 추가 경기부양책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럽 증시 하락 여파가 장초반부터 미 증시를 끌어내렸다. 주간 고용지표 역시 최악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경기지표와 개별 종목에 대한 악재가 이어졌다.

한때 다우지수 하락폭이 300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되는 등 '투매'양상을 빚었다.
소매 매출이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장 막판 저가매수로 하락폭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추세를 되돌릴만한 에너지를 찾기는 힘들었다.

◇ 씨티, '페니 스톡' 전락

신용등급 하향 우려와 금융시장 불안지속으로 대형 은행주를 중심으로 금융주가 급락했다.

무디스는 전날 장 마감후 JP모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JP모간의 미국 소비자들의 금융경색이 심화되고 글로벌 경제침체가 진행됨에 따라 향후 2년반동안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며 등급전망 하향조정 배경을 전했다.
무디스는 또 웰스파고의 장기채권 등급 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JP모간은 14%, 웰스파고가 16% 급락했다.

3위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신용비용 증가로 자기자본비율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으로 12% 떨어졌다.

씨티그룹은 9.7% 떨어진 1.02달러를 기록, 간신히 1달러선을 지켰지만 상장이후 처음으로 장중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씨티 주가는 실적 우려로 투자자 신뢰가 현격히 저하되며 올해 들어서만 85% 폭락했다. 이로 인해 씨티의 시가총액은 55억달러로 급감했다.
씨티는 최근 5분기 동안 375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생존을 위해 정부로부터 450억달러의 공적 자금을 빌렸다.

◇ GM '생존의문' 2달러 아래로 추락

미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는 생존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15% 또 폭락, 1.86달러로 떨어졌다.

의 회계감사법인인 딜로이트앤투시가 GM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딜로이트앤투시는 5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08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GM이 '지속기업(going concern)'으로서의 존립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딜로이트앤투시는 영업 손실이 계속되고 있어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됐고 채무 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유동성 수준도 추락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딜로이트앤투시는 또 회계 과정에서도 '실체적인 약점'(material weakness)이 노출됐다고 덧붙였다.

딜로이트앤투시는 이에 따라 GM의 미래가 미 정부에 제출한 자구안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자구에 실패할 경우,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월마트만 '독야청청'

월마트는 지난달 동일점포 매출(1년 이상 영업중인 매장의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5.1% 증가했다고 발표, 시장 폭락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2.6% 올랐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두배 이상 초과한 것이다.

월마트 점포가 5%, 샘스클럽은 5.9% 증가율을 기록했다. 상품별로는 식료품, 오락, 건강부문 매출이 실적 호조에 기여했다.

월마트는 이같은 실적호전을 바탕으로 연간 배당을 전년대비 15% 늘린 주당 1.9센트로 상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등급하향 우려와 배당 삭감으로 주가급락이 지속됐던 GE는 이날 0.15% 강보합권을 지켰다.

◇달러, 유로에 강세...유가는 하락 반전

부진한 고용지표와 증시 급락 여파로 국제유가가 하루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럽중앙은행의 금리인하로 인한 달러화 강세도 유가 약세에 기여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1.77달러(3.9%) 하락한 43.61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2%에서 1.5%로 50bp 인하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이로써 ECB의 기준금리는 1999년 ECB가 유럽 통화정책 통제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로존 금리인하 여파로 달러화가 유로대비 강세를 보였다.

4시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1.09센트, 0.86% 하락(달러가치상승)한 1.255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0.52% 떨어졌다.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5%를 최저 금리로 여기지 않는다며 ECB가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엔/달러 환율은 1.26% 급락(엔화가치 상승)한 97.90엔에 거래됐다.

◇ 中 추가 부양책 없어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업무보고를 통해 "중국 정부가 적절한 정책과 조치를 취한다면 중국 경제는 8%의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재정지출을 대폭 늘려 재정적자를 9500억위안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는 관심을 모았던 추가 경기부양책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시장은 원 총리의 8% 성장 확신 발언을 중국 정부가 현재 추가 경기부양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고용 불안 "여전"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을 밑돌았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2월28일 마감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6년 최고를 기록했던 전주의 67만건에서 63만9000건으로 3만1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65만건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전주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0만건을 상회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고용 동향을 보다 잘 보여주는 4주 평균은 64만1750건으로 198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내일 발표되는 비농업부문 고용실적 역시 지난달 65만건 감소, 60년래 최대 감소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업률은 전달의 7.6%에서 8%로 올라갔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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