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당'이 골프 초보 잡는다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 2009.03.06 12:27

[마음골프]골프를 가르치려고 한다면(하)

스윙을 교정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고 원 포인트 팁이나 레슨으로 고쳐질 문제가 아니다. 골프를 잘 치게 해주려는 것이 목적이면 연습습관이나 라운드 습관에 대한 조언을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래도 스윙을 교정해 주고 싶은 욕구를 도저히 버릴 수 없다면 그 사람의 몸 상태를 잘 봐야 한다. 그걸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몸이 유연하지 못하거나 근력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자신도 잘 안 되는 최경주나 타이거 우즈의 스윙을 만들어 주려고 하면 몸이 고장이 나고 결국 골프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연습을 열심히 하는 사람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내게는 굉장히 좋은 스윙의 팁이 과연 상대방에게도 좋을 지는 상당히 신중한 정도의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다.

또 한 가지는 어쩌다 나오는 슬라이스나 훅을 교정하려 들면 안 된다. 적어도 병으로 판정을 하고 교정을 하려면 10개를 치면 7~8개 정도는 동일한 구질의 문제가 발생될 때 교정의 필요성이 있는 것이고 교정의 가능성도 있다. 간혹 문제적 샷이 나온다면 문제가 발생할 때와 발생하지 않을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유심히 봐야 한다.


그 차이 속에 답이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 찾아낼 만큼의 끈기와 예리한 관찰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나는 이렇게 하면 되던데'라는 막연함으로 누굴 가르치면 안 된다.

실내 연습장에서 연습할 때는 잘 치다가 스크린 골프를 할 때는 전혀 엉뚱한 짓을 한다든지,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웬만큼 치다가 필드를 나가면 딴 사람이 되는 경우처럼, 조건과 상황에 따라 그 사람의 스윙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따라 다니면서 잘 살펴야 한다. 그런 경우는 스윙의 교정이 아니라 철저히 멘탈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당황하거나 흥분 혹은 긴장하고 있어서 아니면 욕심 때문에 생기는 문제를 그 자리에서 스윙을 교정하려 들거나 '헤드 업만 안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그것 외에는 원인 분석이 안 되는 자들의 레슨)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일 참 쉽지 않다.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얘기를 허투루 들으면 안 된다. 단지, 누구나 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긴 하다. '칭찬'이다. '잘 한다' '좋다' '멋지다' '그 정도면 라운드 하는데 지장없겠다'고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일'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그것밖에 없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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